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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추진 이후 올 하반기 글로벌 재테크 기상도

입력 2013-07-01 15:18  

글로벌 자금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출구전략 추진을 전제로 앞서가는 스마트 머니가 실제 행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누니엘 루비니 교수가 `뉴 앱노멀(new abnormal)`이라 칭할 만큼 출구전략 추진 이후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글로벌 자금흐름과 재테크 기상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자금 간에 치열하게 전개돼 왔던 ‘쩐의 전쟁’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군사력에 바탕을 둔 1, 2차 대전에 이어 돈을 매개로 한 3차 대전으로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쩐의 전쟁’은 사람의 생장곡선에서 유래된 ‘S자형 투자이론’으로 잘 설명된다. 모든 제품은 시장점유율을 일일이 측정하지 않아도 서서히 틈새시장을 파고든다. 일단 시장에 10% 정도가 보급되면 그 후 급속히 퍼져나간다. 즉, 한 제품이 시장을 10%를 점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이후 90%를 점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같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S자형 투자이론을 각국의 경제발전단계에 적용해 보면 1인당 소득(GDP)이 30000달러 이상인 선진국은 중장년기, 1000달러에서 30000달러에 속한 개도국과 중진국은 청소년기, 1000달러 이하인 저개발국은 유아기에 해당된다. 투자의 3원칙인 수익성·안정성·환금성으로 볼 때 선진국은 수익성이 낮은 대신 안정성이 높으나 개도국은 그와 반대다.


투자의 3원칙인 수익성, 안정성, 환금성으로 볼 때 금융위기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환금성을 크게 고려치 않고 있다. 그 대신 수익성과 안정성은 오히려 위기 이전보다 더 중시한다.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선진국은 수익성이 낮은 대신 안정성이 높으나 개도국은 이와 반대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선진국 자금들은 높은 수익을 쫓아 잉여자금은 펀드형태로, 잉여자금이 없을 때에는 금리차를 이용한 캐리자금 형태로 개도국에 유입된다. 반대로 개도국 자금은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해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국채를 비롯한 선진국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정형화된 사실이다.

금융위기 이후 ‘쩐의 전쟁’에서 나타난 특이한 현상은 선진국에서 위기가 발생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돈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이 풀렸다는 점이다. 이 돈이 신흥국으로 유입됐지만 선진국 자산의 안정성이 종전만 못해 방출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신흥국 자산가격은 과도하게 오르고 거품이 많이 끼었다.


투자자 성향도 안전자산에 쏠려 있지만 선진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 관계로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은 의외로 적었다. 투자는 그 어느 분야보다 경합성과 배제성 원칙이 잘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금을 비롯한 귀금속, 미국 등 선진국 국채, 엔과 스위스 프랑화 등처럼 일단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면 자금이 몰리면서 거품이 심하게 발생한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들은 자신들의 고객인 투자자로부터의 신뢰확보를 생명처럼 여기는 성향이 더 심해졌다. 이 때문에 IB와 펀드매니저들은 △투자이익의 극대화 △비용의 최소화 △위험의 민감화 등 이른바 3대 투자원칙 간의 균형을 철저히 유지하면서 고객 자산을 운용해 왔다.


투자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시장으로부터 퇴출당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 수익률이 떨어져 IB와 헤지펀드들이 마진 콜을 당할 때에는 증거금을 보전해야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마진 콜이 발생되면 반드시 디레버리지 현상으로 연결된다.

디레버리지란 IB와 펀드들이 자신들의 고객으로부터 마진 콜이 있을 경우 증거금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거품이 많이 끼었거나 수익이 난 기존에 투자한 자산부터 우선적으로 회수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때 국제금리가 인상국면에 놓여 있거나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이 과정에서 신용경색이 심해져 또 다른 위기가 닥친다.


앞으로 출구전략이 추진돼 시중 유동성이 회수될 경우 미국 금융사들은 자금부족에 따른 마진 콜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디레버리지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로 고객의 신뢰를 크게 저버린 경험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이 국면이 빨리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이 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거품이 끼거나 수익이 난 정도를 감안하면 본격적으로 디레버리지 국면에 들어간다면 권역별로는 선진국보다 신흥국 자산에서 자금이탈이 예상된다. 또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자금이 몰려 거품이 심하게 발생한 것으로 평가되는 금을 비롯한 귀금속과 미국 등 선진국 국채가격이 의외로 많이 떨어질 수 있다.


중앙은행이 이탈된 자금을 모두 회수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자금은 어딘가 흘러 들어간다. 모든 자금은 대차(貸借)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 투자자 자금은 단기 부동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 머니는 저평가돼 있는 미국 등 선진국 부동산 시장과 유로화, 금융위기에서 피해 있었던 프런티어 마켓 증시에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것으로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자산의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국제간 자금흐름 메커니즘이 흐트러지면서 가장 눈에 띠었던 새로운 현상은 한국이 선진국의 수익성 추구자금과 개도국의 안정성 추구자금의 공동투자처로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한국의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자금이 많이 유입됐다.


더욱이 우리 경제규모에 비해 원화 위상이 크게 떨어져 대외환경에 흔들릴 때마다 변동성이 심해지는 고질병을 갖고 있다. 리스크 이론에서 특정국 통화가 세 가지 위험이 적으면 안전통화로 평가된다. 가장 중요한 시장 리스크(market risk)는 시장상황 변화로 자산의 가치가 변동할 가능성을 의미하며 가격의 표준편차, 준분산 등으로 평가한다.

유동성 리스크(liquidity risk)는 자산의 유동성이 부족해 결제의무 이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으로 거래량, 매매호가 스프레드 등을 통해 측정한다. 신용 리스크(credit risk)는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으로 통화의 경우 국가신용등급,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 등에 반영된다.


최근 10년 동안 표준편차를 구해보면 원화의 시장 리스크는 최근 들어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가 많은 중심통화뿐 아니라 각국의 경제규모에 대비시켜 볼 때도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변동성이 심하다는 의미다. 특히 특정국 통화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준분산의 경우 원화가 가장 높게 나온다.


유동성 리스크는 더 높게 나온다. 원화 거래량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시장의 심도를 보여주는 매매호가 스프레드도 우리와 경제여건이 비슷한 대만과 싱가포르 달러화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레미엄과 국가신용등급으로 측정되는 신용리스크는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는 점이 그마나 다행한 일이다.


이 때문에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갑작스런 외자이탈에도 대비해 놓아야 한다. 현재 우리 외환보유고는 간접적으로 확보한 제2선 자금까지 포함하면 4천억 달러가 넘어 안정궤도에 들어섰다. 하지만 사전에 외국자금의 이탈 징후를 포착하는 것이 우리 경제 안정성과 정책효율 면에서 더 중요한 대책이라는 점을 정책당국은 인식해야 한다.


출구전략 추진 이후 뉴 앱노멀 시대의 재테크 기상도에는 많은 변화가 예고된다. 이럴 때 투자자가 경계해야 할 것은 ‘쏠림과 게으름’이다. 이미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데 애써 이를 부인하면서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태도는 투자 관점에서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재테크 수단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 부지런히 새로운 변화를 읽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때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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