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학기 초 산만한 아이, 전문의 상담이 필요”

입력 2014-04-02 11:25   수정 2014-04-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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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 (오은영 소아청소년 클리닉 원장)

아이들에게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 이상이다. 특히 새 학기를 시작한 학령기 아동들은 생활 패턴이 크게 바뀌면서 신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부모는 부모대로 어린 자녀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집에서 보이는 행동이 바깥에서도 지속되지나 않을지 걱정이 는다.

최근 필자의 병원을 찾는 부모 중에는 아이의 산만함과 집중력 부족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ADHD, 즉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의심할 만한 증상들이다. 손 발을 한 시도 가만히 두지 못할 만큼 장난과 말썽이 심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딴 생각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어른들에게 예의 없는 행동을 하거나 감정의 기복이 커서 반응을 예측하기 힘들 때도 많다. 이 모두 원만한 교우관계와 새로운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상담을 해보면 그 동안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문제행동을 가정교육이나 훈육을 통해 교정하고자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사랑과 관심이 부족해서 그렇지는 않았을까 하는 자책감에 아이의 변덕과 말썽을 다 받아주는 헌신적인 부모도 있고, 아이의 문제를 너무 방관했나 싶어 엄격하게 타이르고 훈육하는 부모도 있다. 양쪽 모두 자녀에 대한 애정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부모들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모른 채’ 지쳐버리고 만다.

일견 앞서 언급한 증상들은 단순히 예절교육이 미흡하거나 성격의 문제로 비치기 쉽다. 그래서 양육태도와 방법을 달리하면 개선될 수 있겠다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ADHD라면 부모의 노력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ADHD는 뇌기능, 특히 전두엽에서 주의집중력과 행동을 통제하는 부위의 기능 저하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진짜 원인은 손쓰지 못한 채 엄격한 훈육을 강조하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고, 헌신적인 양육에 매달리면 오히려 부모의 정신건강에 스트레스만 안길 수 있다. 따라서 ADHD가 의심되는 증상이 관찰되면 먼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특히 ADHD는 뇌기능의 발달상의 불균형에 해당하기 때문에 조기치료와 함께 아이의 성장과정에 따른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과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ADHD 진단이 내려지면 기본적으로 권고되는 치료법은 약물치료이다. 약물치료는 대뇌 기능 이상을 교정하는 역할을 하여, 약 70~80%의 ADHD 아동에서 상당한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임상 결과 입증되었다. 단기적으로는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신경망의 활성화와 신경발달의 촉진 즉, 기질 자체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약물치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으로 심리치료, 행동치료 등 비약물치료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ADHD는 뇌의 기능 이상에 기인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약물치료가 병행될 때 비약물치료의 효과도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기 초반은 ADHD 아동과 부모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이다. 학교생활 초기, 좀 더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문제행동들을 파악하여 병원에서 진단받고, 전문의의 소견에 따라 치료받기를 권한다. 그리고 학기 초반의 생소한 환경에서 새롭게 관찰되는 증상은 없는지 부모님과 선생님이 꼼꼼히 살펴 이후 치료에 반영하는 것이 ADHD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길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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