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여친 성폭행한 남성 재판서 무죄로 풀려나…

입력 2014-04-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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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의 여자 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다섯 달간 옥살이를 한 남성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성폭행으로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는 평소와 똑같이 가해 남성과 친분관계를 유지하는 등 피해 여성의 비상식적 행동이 법원의 의심을 샀기 때문이었다.


2013년 9월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던 안모(25)씨는 강간 미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동거녀의 친구인 유모(24·여)씨를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하려 들었다는 혐의였다. 안씨가 유씨에게 “누나가 그렇게 정신적 피해를 입은 줄 몰랐어. 정말 미안해. 진심으로 사과할게”라고 문자를 보낸 게 결정적 증거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수사를 미심쩍어했다. 일단 피해자라는 유씨의 행적이 수상쩍었다. 유씨는 오랜 친구 사이였던 안씨 동거녀에게 “안산에서 노래방 도우미 생활을 하려는데 집이 없다”고 부탁해 2013년 9월부터 한 달여쯤 셋이서 같이 살았는데, 자신이 성범죄를 당했다는 시점 이후에도 이들은 식사와 술자리 등을 변함 없이 함께했다.


검찰은 “돈이 없어서 눌러살 수밖에 없었다”는 유씨의 진술을 믿고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하던 유씨에게 돈이 없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데서 임신한 유씨가 낙태를 위해 병원을 찾으면서 안씨에게 남자친구 행세를 해달라고 부탁한 점도 성폭행 피해자의 행동으로 보기엔 이상했다. 낙태 후에 유씨는 안씨, 안씨 동거녀와 버젓이 식사도 같이했다.


재판부는 결정적으로 유씨에게는 ‘무고의 동기’가 있다고 봤다. 유씨와 안씨 등이 술자리를 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는 바람에 사이가 틀어졌고, 이에 대해 앙갚음을 하려고 무고를 했다는 것이다. 유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애초 진술한 시각에 안씨는 회사에 출근해 있었다는 사실도 감안됐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세윤 판사)는 지난 7일 “유씨에게 사과를 구하는 안씨의 문자는 ‘일단 사과해서 친구 관계를 회복하자’는 동거녀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YK법률사무소의 강경훈 변호사는 “안씨는 수사초기 구속으로 5개월 가량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검찰은 사건 관계인의 진술에 모순이 있는지를 처음부터 꼼꼼히 따져봐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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