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칼럼] 수지, 모자 사업이 왜? 스타와 퍼블리시티권 보장의 요건

입력 2015-02-19 15:40   수정 2015-02-21 19:43

▲ 수지 모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퍼블리시티권에 대해 제대로 법원이 인정한 경우는 많지 않다.(사진 = BIFF)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은 재산권 의식과 함께 미국권에서 발달했는데, 재산권 개념과 아울러 테크놀로지의 발달과도 밀접하다. 테크놀로지 가운데 미디어의 발달은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을 부각하는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문에서 방송으로 방송은 다시 비디오 영상물 시대가 되면서 퍼블리시티권 개념을 정립하게 했다. 요즘에는 퍼블리시티권 분쟁이 디지털 특히 인터넷 매체를 두고 일어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됐던 미쓰에이의 수지 ‘모자 소송’도 인터넷 포털의 광고에서 비롯된 사안이었다. 법원은 역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 쇼핑몰이 인터넷 포털에 수지 모자를 검색하면 자동적으로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연결하도록 만들었고, 홈페이지에 수지 사진도 게재했다.

법원은 성명권과 초상권을 인정하고,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에서는 수지의 이름과 얼굴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성명권과 초상권으로 통제가 가능하며, 별도의 퍼블리시티권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결을 했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소송이기 때문에 불편한 시선을 던지기도 한다. 너무 돈을 밝힌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작권을 강화하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법적인 권리보장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상식적 통념에 반하지 않는다면 이를 부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법원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일까.

핵심은 재산침해 사실을 입증하는데 있다. 처음에 소속사 JYP는 이와 관련해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이는 말 그대로 손해가 있을 때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다. 즉, 모자광고 때문에 금전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연예인들의 사례에서도 드러났지만, 이런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얼마나 봤는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인터넷 포털 키워드광고가 갖고 있는 특수성 때문에 그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용이하지 않은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와는 다른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또한 이런 인터넷 포털 키워드 광고로 수지와 JYP에게 어떤 금전적 피해가 갔는지 입증하기도 쉽지는 않다. JYP는 이런 광고 때문에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지 못하거나, 기존 계약이 해지돼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인과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예컨대 수지모자를 다른 업체와 런칭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인터넷 쇼핑몰의 초상권과 성명권 무단 침해로 해당 계약이 파기됐다면, 금전적 피해가 가능할 것이다. 만약 JYP가 독자적으로 수지모자 사업을 추진했고, 이것이 인터넷 쇼핑몰의 광고 때문에 재산상의 피해를 본다면 퍼블리시티권에 해당될 것이다.

퍼블리시티권에 대해 제대로 법원이 인정한 경우는 많지 않다. 왜 그런 것일까.

2012년 10월, 가수 민효린이 성형외과에 일부 승소한 것은 퍼블리시티권이 아니라 성명권, 초상권의 침해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 보상하는 위자료였다. 액수도 300만원에 불과했다. 마치 성형외과에서 코성형수술을 받은 것처럼 성형외과에서 홍보를 했기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받았던 것이기에 법원은 재산상의 손해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배우 김선아의 경우는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한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데, 당시 법원은 그 재산상의 피해를 광고비에 초점을 둬 판단했다. 2012년 12월, 성형외과 인터넷 블로그에 ‘김선아님이 직접 추천하는 부산 성형외과’, ‘김선아가 조만간 찾아주실 거라는 연락을 줬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판단의 대상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런 광고가 김선아에게 광고모델료를 지급하지 않고, 무단으로 제작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피고에게 광고비용에 준하여 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결국, 재산침해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이나 기준이 있는지 따져야 퍼블리시티권의 성립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소속사들은 광고모델료 정도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더 큰 수익 때문에 퍼블리시티권을 주목하고 있으니 말이다.

퍼블리시티권은 출발부터 재산적인 권리 차원의 개념이기 때문에 그간 소송 개별사례들에서는 모두 경제적 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가가 동일하게 초점의 대상이었다. 다만, 어떤 관점에서 스타나 소속사가 만족하는가에 따라 판결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막대한 수익 쪽에 더 초점이 맞춰져 소송이 이뤄지는데 이러한 행태는 자칫 얻을 수 있는 것도 잃을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은 퍼블리시티권에 관해서 논란을 앞으로도 더 일으킬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법원이 이에 잘 맞춰 따라가기는 요원해 보인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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