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의 유격수 변신, 벼랑 끝에서 주어진 '마지막 기회'

입력 2016-02-1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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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사진=KIA 타이거즈)

현실적으로 마지막 기회다. 만약 이번에도 성과가 없다면 더 이상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지난 시즌 KIA 타이거즈의 유격수 자원들은 리그 최악의 공격력을 자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기태 감독은 1루와 3루 자원인 김주형을 유격수로 이동시켰다. 올해 9월이면 주전 유격수 김선빈이 상무에서 복귀한다. 문제는 9월이면 시즌이 끝나간다는 것. 따라서 올 시즌 80-90%는 기존 자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김주형의 유격수 이동이 해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1루와 3루 수비에서는 나름 준수함 이상이지만 정작 중요한 공격력에서는 10년 넘게 잠재력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결국 김주형이 유격수로 이동한 것은 새로운 시도임과 동시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형은 지난 2004년 동성고를 졸업하고 KIA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김주형은 10년간 타이거즈 3루를 지켜줄 슈퍼 루키로 꼽혔다. 그에 앞서 국가대표 내야수 이현곤으로 실패를 맛봤기 때문에 김주형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컸다. 그러나 김주형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한 두 시즌은 프로 적응 기간이었다고 해도 입단 후 5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결국 2008년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 출신으로 성공 사례로 남았던 이들처럼 김주형에게도 기대를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제대 후 첫 시즌이었던 2011년 홈런8개 40타점을 기록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나 싶었으나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오랜 기간 터지지 않은 김주형을 향해 팬들도 기대를 접기 시작했다.

그러던 2014년 스프링캠프에서 김주형은 KIA 타자들 가운데 최고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단순히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반짝하는 모습으로 치부하기에는 타석에서 성향 자체가 달라졌다. 3할 20홈런은 아니어도 10년 만에 유망주 신분을 청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뜻하지 않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4년 삼성과 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출장한 김주형은 경기 도중 포수 차일목의 빗나간 송구를 잡다가 부상을 당한 것. 이후 약 한달 가량 전력에서 제외됐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주형은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김주형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만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동일했다. 물론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부상이 아니었다면 김주형은 분명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2014년 타율 0.245 홈런 7개 26타점을 올린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45경기에 출장 타율 0.229 홈런 2개 3타점에 그쳤다.

출장 기회도 줄어들고 있는 만큼 김주형의 유격수 이동은 마지막 승부수다. 기본적으로 1루와 3루수 수비에 있어서는 준수함을 자랑한다. 물론 코너 수비와 유격수 수비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현재 김주형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시즌 막판 안치홍과 김선빈이 복귀하고 젊은 백업 자원들이 성장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설 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그 누구도 김주형에게 견고한 수비를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직도 김주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수비가 아닌 공격력이라는 것이다. 김기태 감독도 유격수로 이동시켰지만 그에게 견고한 수비보다 공격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덧 프로 13년차가 됐다. 여전히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세월을 보내고 있다. 분명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지난 시즌 kt 박경수, 또한 NC의 슈퍼 백업 지석훈의 사례를 생각한다면 김주형의 마지막 기회를 마지막으로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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