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마켓노트> 이재용 부회장, 삼성물산 '순환출자 해소'

김종학 기자

입력 2016-02-26 08:59   수정 2016-02-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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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 <김기자의 마켓노트> 이재용 부회장, 삼성물산 `순환출자 해소`

시장 이슈를 짚어보는 마켓노트 시간입니다.

어제 장 마감 후 삼성SDI가 공시를 통해 특수관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생명공익재단에 대한 주식처분 내역을 밝혔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2천억원 규모를 사들이고, 삼성생명공익재단도 3천억원의 지분을 매입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라며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를 매각하라고 통보한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원래 매각 시한이 다음달 1일이었는데,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은 2.6%, 금액으로 7,650억 원 상당인데 이 가운데 일부를 이 부회장이 사들인 겁니다.

나머지 2,600억 원 가량의 지분은 기관투자자들에 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에 나섰습니다.

순환출자는 대기업집단 계열사가 서로 돌아가며 지분을 보유해, 그룹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도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이러한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거나 기존 고리를 강화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현재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모두 7개로 이를 해소하려면 2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삼성물산 투자로 적어도 2가지 효과를 얻게 됐습니다.

먼저 공정위가 요구해온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게 됐습니다.

또 하나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나 다름없는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키운 겁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기존 16.4%에서 17.07%로 늘어납니다.

여기에 13만원대까지 밀렸던 삼성물산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었다는 겁니다. 다른 주주들에게도 긍정적인 이슈입니다.

이 부회장은 또 300억원 어치의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를 사들이고, 700억원 어치를 추가로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이달 중순 마감한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가 실권주없이 마무리되면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또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마련한 자금 일부를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는데 투자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겁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출범 이후 지배구조 개편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주엔 해외 매각설이 불거졌던 제일기획도 시장의 화제였습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갖고 있던 삼성카드 지분 37.45% 전량 사들인 뒤로 금융지주 설립에 대한 관측도 분분합니다.

시장의 여러 관측에도 지배력,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삼성그룹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켓노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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