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김동환의 시선 <진정성>

입력 2016-10-0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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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진정성` 입니다.

    호재 즉시 공시, 악재 늑장 공시로 투자자들을 울렸던 한미약품이 주주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주주 여러분께 회사 일로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려 깊이 유감으로 생각합니다.`로 시작한 이 사과문의 다음 문단에는 `공교롭게`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넨텍과의 계약 체결 직후에 공교롭게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 받게 되었고, 호재 발표 직후에 악재를 발표함에 따른 시장 혼란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공시하고자 하였으나 거래소와의 협의, 당사 내부의 수정, 논의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결국 장이 시작되고 29분이 지나서 공시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깁니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올무티닙은 당사가 갖고 잇는 30여개의 전임상, 임상 파이프라인 중 하나에 불과하기에 주가 폭락과 그로 인한 심려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했습니다.

    저의 사과문에 대한 독후감을 먼저 말씀 드리면 진정성을 느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공교롭게, 협의를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지연했지만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또 30개 중에 하나가 계약 파기 된 것이니까 그리 호들갑 떨 필요 없고, 주가는 다시 올라갈 것이다. 이런 내용인데 정말 투자자들이나 우리나라 신약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은 이런 게 아니죠.

    이유 불문 잘 못 했다.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만약 임직원을 포함한 회사의 위법 행위나 규정을 위반한 사항이 나오면 응분의 보상을 하겠다. 그리고 보다 더 노력해서 신약 개발에 매진하겠다. 이런 거 아닙니까? `당장은 주가가 빠져서 열 받으시겠지만 주가는 또 올라가면 되는 거 아닙니까?` 로 들리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럼 그 20여분 간에 쏟아졌던 공매도 물량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또 두 명의 환자가 부작용으로 숨진 건 왜 그 오랜 기간 동안 보고하지 않고 미뤄뒀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작년 내내 한미약품의 잇따른 신약 기술 수출을 보면서 이거 제품화 되지 못하고 사장 될 수도 있다는 냉소적인 얘기가 나올 때 희망을 가지고 이번엔 한 두건도 아니고 좀 다를 것 같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삼성 같은 대기업도 아니고 이제 매출 1조 원 정도 밖에 안 되는 단일 제약사에서 10여년간 1조에 달하는 R&D비용을 쓰면서 신약 개발에 집념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우리 제약 산업 아니, 우리 기술 기업들에게 하나의 사표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번 일로 한미약품이 거둔 성과 전체를 폄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하지만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늑장 공시 그리고 그로 인한 선의의 피해에 대한 명명백백한 규명이 우선입니다.

    기술의 개발은 신뢰에 기반해야 합니다. 명백한 규명이 없이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고 진정성 있는 사후 처리가 수반되자 않는 사과는 그저 말의 유희에 불과할 것입니다.

    더불어 시장 공시 관련한 제도의 개선에도 지체 없이 나서야겠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크게 돼서 그렇지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많은 기업들이 합법적인 절차를 활용해서 아니 이용해서 응당 투자자들에게 알려야 할 기업내용을 지연해서 알리기도 하고 특정인이 돈을 버는 데 사용했을 가능성을 있었다는 얘기도 되는 데 이걸 고치는 데 시간을 끌면 안될 것입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하죠. 이번 한미약품 사태가 우리 제약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하나의 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부도 우리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이 산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고 한미 임회장만 신약 만드나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나섰던 제약회사 회장님들도 그 마음 버리지 말고 연구개발에 더 투자해 주시기를 더불어 부탁 드립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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