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동연, 박보검과 브로맨스 빛났다 “저희 듀엣 결성하기로 했어요”

입력 2016-11-0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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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연이 아역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성인 배우들의 무대에 당당히 입성했다.

곽동연은 지난 달 18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속 김병연 캐릭터를 통해 강렬한 카리스마로 뛰어난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맞춤옷을 입은 듯 김병연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한층 성장한 연기로 성인 배우로 거듭났다는 평이다.

2012년 데뷔 이후 차곡차곡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쌓아가고 있는 곽동연은 고된 촬영을 이어 왔음에도 얼굴은 밝고 생기가 넘쳤다. 2016년의 무더위를 온몸으로 겪으며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장을 누볐던 그는 그간의 고생이 떠오르는 듯 종영 소감을 묻자 활짝 웃었다.

“운을 몰아 쓴 게 아닌가 싶어요. 감사함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요.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감독님과는 단막극을 같이 했어요.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신 건데, 조금 부담이 됐어요. 다시 만나니까 반갑고 기뻤어요.”

극중 김병연은 조선 최고의 검술을 가진 동궁전의 별감이자, 세자 이영(박보검)의 죽마고우. 그림자처럼 이영의 곁을 지키는 과묵한 캐릭터로 대사는 많지 않았지만, 화면을 장악하는 존재감만큼은 분명했다.

“이영과 김병연이 임금과 신하이면서 절친한 벗이라는 특수한 점이 있기에 그 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컸어요. 최대한 감성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미묘한 것은 아직 제가 컨트롤 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완전 성공적이진 않지만 만족해요.”

곽동연은 대사보다는 액션 연기와 눈빛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박보검(이영)과 그의 정인 김유정(홍라온)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남다른 아우라를 발산하는 검은 의복을 입고 적시에 등장해 화려한 검술로 이들을 구해냈다.

“사실 촬영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더위였어요. 의상은 타협을 할 수가 없는 부분이잖아요. 가발을 쓰고 본드로 붙였어요. 저만 머리가 기니까 미용팀 누나들에게 사랑을 받았어요. 의상에 분장까지 마치고 나면 제가 김병연이 된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더라고요.”

김병연은 이영과는 신분 차를 뛰어넘은 우정을 그리며 메인 커플 못지 않은 브로맨스를 형성하기도 했다. 병연은 마지막 회에서도 이영을 위한 구름이 되기를 자처하며 인상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이러한 곽동연의 활약은 17회에서 포텐을 터뜨렸다. 홍경래(정해균)의 추국장에서 이영과 라온 모두를 지키기 위해 이영의 목에 칼을 겨눴다가 “명을 받들지 못해 송구합니다”라는 말함과 동시에 달려온 군사들에 의해 칼과 화살을 맞은 것. 이영에 대한 병연의 충성심과 애틋한 우정을 고스란히 전하며 시청자들에게도 감동을 안긴 바 있다.

“보검이 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서로 관심이 있었어요. 공통점이 많아 친해졌죠. 보검이 형은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진실이고 잘 챙겨요. 연기에 대해서는 진중하고 열정적이죠. 유독 서로 마음이 잘 맞았어요. 드라마에서 이영과 김병연의 관계도 유별났었잖아요. 세부에서 보검이 형과 꼭 붙어 다녔어요. 유정이는 굉장히 털털하고 애교도 있는 사랑스러운 동생이죠. 초반부에 세 사람이 닭백숙을 먹는 장면을 찍을 때 세 가까워졌어요. 웃고 떠든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두 사람을 만난 건 행운인 것 같아요.”



곽동연은 지난 2012년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했다. 이후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 주연 배우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얼굴을 알린 만큼 아역으로 굳힌 이미지가 있었는데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이를 완벽하게 씻었다. 전작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 보여줬던 몸을 사리지 않는 맨몸 액션신에서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병연이 보인다. ‘구르미 그린 달빛’ 속 김병연의 화려한 액션은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 작품이 다르고 기억에 남아요. 힘들고 굴곡진 삶을 산 인물을 연기한 ‘감격시대:투신의 탄생’도 기억에 남고, 코미디성이 깊고, 연기를 하면서 결과물을 보면서 즐거웠던 ‘모던파머’도 기억에 남아요. 사실 이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학생 역할을 많이 해서 이미지를 벗고 성숙한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많이 씻어 냈어요. 이번 작품을 마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천호진 선배님, 박철민 선배님, 이준혁 선배님 등 대선배님들이 좋음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자양분이 됐죠.”

곽동연은 어린 나이에 예능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최연소 혼자남으로 합류해 고교생 싱글 라이프를 공개했고,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의 ‘어른들은 몰라요’ 특집에 출연해 뛰어난 기타 및 보컬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는 24시간 나를 보여드린다는 게 민망하고 무서웠어요. 회사에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해서 출연했어요. 약속된 것이 없다보니 겁이 나더라고요.”

인터뷰 내내 곽동연은 자신이 연기자로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가수 연습생으로 시작해 어느덧 연기경력 5년 차.

“가수 연습생 생활을 2-3년 하다가 연기 오디션을 봤어요. 그 때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였어요. 회사에 연기만 하고 싶다고 했어요. 기타를 팔고 카메라를 샀어요. 긴 시간 작품을 쉰 적은 없어요. 감사하면서도 온전하게 해내지 못했다는 불만이 성장통이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화가 났죠. 그 외에는 행복하게 지냈어요. 20살에 군대에 가려고 했는데, 대기자가 많이 밀려 있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계속 작품을 했어요. 많은 분들에게 저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갔으면 해요. 아직 연기관이나 가치관이 정리가 안 됐어요.”

곽동연은 자신의 목표를 좋은 배우로 삼았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닌 말 그대로 좋은 배우, 조금은 철학적인 표현이지만 그의 말을 들으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배우가 됐으면 해요. 저의 작품을 보고 교훈을 얻고,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부분에 관심이 있지는 않아요. 연기 하나만 잘 하기도 벅차요.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주변 관계자들이 배울 점이 많을 거라고 하세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조금씩 제 길을 다져온 곽동연. 그가 그린 김병연 캐릭터 덕분에 ‘구르미 그린 달빛’은 완성도 있는 서사를 완성하며 뜨거운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성인 배우로서 화려한 시작을 알린 곽동연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차기작은 정해진 게 없어요. 색다른 작품에 도전 하고 싶어요. 보검이 형이 OST 부르는 것을 보고 OST에도 욕심이 생겼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언젠가는 해보고 싶어요. 보검이 형이 노래를 잘 하는데, 보검이 형과 듀엣을 하자고 했어요. 이름도 박보검, 곽동연에서 한 자씩 따서 ‘보동보동’으로 정해 놨어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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