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후 미국 흑인·무슬림 등 총기 구매 급증

입력 2016-11-2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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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미국 사회 소수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 맞춰 흑인 등 소수계의 총기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NBC 방송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NBC 방송과 인터뷰한 총기 판매상들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당선된 8일 이래 흑인과 소수 인종 고객이 4배 늘었다고 밝혔다. 또 흑인 총기 옹호단체는 대선 이후 모임 참석자가 2배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대선 운동 기간 반(反)이민자·반무슬림 태도를 견지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일부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보란 듯이 소수계를 향해 증오를 일삼아 사회문제가 됐다.

미국 앨라배마 주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남부빈민법센터(SPLC)는 대선 이래 700건 이상의 증오범죄 신고를 받았다고 소개하고, 성 소수자(LGBT) 단체도 증오와 관련해 걸려오는 신고 전화가 사상 최고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라 미국 소수계가 자신을 보호하려고 총기를 구매한다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에만 230만 명이 총기 구매 신원조회를 거쳐 18개월 연속 월간 신원조회 기록을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총기 판매상인 얼 커티스는 소수계 고객의 증가를 전하면서 "이들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기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수계 구매자들은 어쩔 줄 몰라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고자 권총을 알아보는 첫 총기 사용자들"이라면서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의 이미 보여준 인종차별적인 공격을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 주 총기 연습장 주인인 마이클 카길은 그간 흑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포기했으나 대선 후 한 달도 안 돼 흑인 20명과 무슬림, 히스패닉, LGBT 등 소수계가 총기 훈련 수업에 참석한 것을 봤다고 말했다.

흑인 총기 옹호단체는 흑인 여성을 중심으로 안전한 총기 안전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회원 1만4천 명을 거느린 미국흑인총기협회의 설립자 필립 스미스는 "회원들이 권총은 물론 AR-15, AK-47과 같은 반자동 소총도 사들이고 있으며 초보 권총 구매자 대부분은 9㎜ 또는 38구경 권총에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회원 대다수가 앞으로 5∼10년간 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척 불안해한다"면서 이들은 진정시키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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