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 “우리 아들, 우리 손자는?” 부상자 명단 발표에…

입력 2016-12-1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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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로 병사 2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는 워낙 충격이 커 ‘몸이 날아갈 정도였다’고 부상자들은 증언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 47분께 발생했다.

폭발은 훈련장 내 시가지 전투장 모형 가운데 한 모의건물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전투장 옆을 지나거나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모두 20∼23세의 현역 병사다.

이 부대는 울산시 북구와 동구지역 예비군훈련부대지만, 사고 당시에는 예비군 훈련이 없었다.

울산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 직후 119구급대가 5명을 울산대학교병원으로, 부대 측이 15명을 울산시티병원으로 각각 옮겼다. 이후 부대 측이 이명(귀울림)을 호소하는 3명을 추가로 울산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가운데 중상자는 2명으로 분류된다.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된 이모(21) 병사는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오른쪽 발목이 부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사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박모(22) 병사는 전신 2도 화상으로 역시 중상이며, 부산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병원에 있던 나머지 6명도 안면부 화상이나 이명 증세로 부산의 화상병원이나 국군통합병원으로 갔다.

시티병원에 있던 15명 가운데 2명은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13명은 폭발 충격으로 이명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은 모두 국군통합병원으로 옮겨졌다.

군은 인명피해 규모와 관련해 "1명이 중상, 5명이 경상을 입는 등 6명이 다쳤다"면서 "나머지 17명은 별다른 외상이 없고, 고막 파열이 의심돼 검사했으나 아무 이상이 없으므로 부상자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7명은 병원에는 갔지만 부상자는 아니라는 의미인데, 일반적으로 경찰이나 소방당국이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를 부상자로 분류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해석이다.

폭발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병사는 "몸이 날아갈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대 인근 공사장 근로자는 "부대 안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밝혔다.

이날 폭발은 이 부대 탄약관리병이 모아둔 연습용 수류탄 폭약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군은 "탄약관리병이 연습용 수류탄 1천500∼1천600발을 해체하고 그 안에 있던 많은 분량의 화약을 폭발 지점에 모아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화약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점화원과 접촉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탄약관리병이 이 부대에서 올해 여름 소진해야 할 연습용 수류탄 1천500∼1천600발가량이 남자 수류탄을 해체하고 그 안에 있던 화약을 따로 모두 모아 보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습용 수류탄 1발에 든 화약은 소량이라 폭발력이 그리 크지 않지만, 다량의 수류탄을 분리해 화약만 모아두면 상당한 폭발력이 있는 것으로 군 관계자는 분석했다.

애초 사고 직후 군은 "폭발은 예비군훈련장인 시가지 전투장 모형 중 한 구조물이 터지면서 발생했다"면서 "구조물은 조립식 패널로 만들어졌는데 폭발 당시 비어 있으며, 폭발이나 화재를 일으킬 만한 인화성 물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감식에서 수류탄이나 지뢰 파편이 아닌 화학물질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아직 파악되지 않은 폭발물이나 화인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을 종합하면 탄약관리병이 수류탄에 쓰이는 화약만 따로 모아서 시가지 전투장 구조물 안에 보관했는데, 이 화약이 불상의 점화원으로 터지면서 때마침 구조물 옆을 지나던 23명의 병사가 다친 것이다.

군 폭발물처리반이 조사에 나섰지만, 별도로 분류된 화약만 터지면서 수류탄 파편 등 잔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협조를 구해 조립식 패널에 묻어있던 잔류 화학물질을 분석하는 등 정확한 폭발 원인을 찾고 있다.

군은 탄약관리병을 상대로 연습용 수류탄 화약을 별도로 모아둔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부대원의 가족들이 부대를 찾아 병사들의 안위를 확인하기도 했다.

부대 입구에서 부대 관계자로부터 아들이나 손자의 안전을 확인한 가족들이 안도하는 광경이 목격됐다.

김모(78·여)씨 부부는 "뉴스를 보고 2개월 전에 입대한 손자 걱정이 돼서 찾아왔다"면서 "손자가 부상자 명단에 없는 것을 보고 안도했지만, 손자 같은 청년들이 다쳐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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