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주재 공관에 근무하는 한국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18일(현지시간) 칠레의 한 방송사는 지난 15일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ㆍ자신의 덫에 빠지다) 예고편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예고편에는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며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입을 맞추고 싶다"는 성적발언을 하는가하면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소녀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집안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심지어 해당 방송사 관계자가 `함정 취재`를 통해 성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이 외교관은 `포르 파보르`(Por favorㆍ제발 부탁한다)를 연신 내뱉으며 허리를 숙였다.
피해 여학생은 인터뷰에서 "자살도 생각했다. 수치스러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해당 동영상은 현재 50만 명이 시청했으며 800개가 넘는 댓글이 붙었다. 공유 횟수는 3천 회를 웃돈다. 본방송은 이날 밤 방영된다.
예고편 댓글에는 한국을 비하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일부 교민은 한국인으로서 대신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앞서 외교부는 공공외교를 담당하는 해당 외교관이 지난 9월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영상은 첫 피해 여학생의 제보를 받은 현지 방송사가 다른 미성년 여학생에게 의뢰해 해당 외교관에게 접근시켜 함정 취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3천여 명으로 추산되는 칠레 교민들은 “나라 망신”이라는 반응과 함께 앞으로도 현지에서 생활해야 하는 교민사회에 불똥이 튀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편 외교부는 직무정지중인 해당 외교관을 소환해 조사한 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와 형사처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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