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 납치’ 여학생 21명 32개월만에 귀향...다른 197명 생사는 확인 안돼

입력 2016-12-2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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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됐다 풀려난 치복 출신 여학생들이 2년8개월여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과 재회했다.

26일 영국 BBC와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소녀 21명이 성탄절인 25일 고향인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에 있는 가족과 상봉했다.

이들은 보코하람이 2014년 4월 납치·억류했다가 지난 10월 풀어 준 이른바 `치복 소녀들` 중 일부이다.

이들은 자유의 몸이 되고 나서 나이지리아 정부의 보호 아래 조사를 받으며 모처에서 지내다가 이날 고향으로 돌아왔다.

대부분 기독교도인 치복 소녀 중 한 명인 아사베 고니(22)는 가족에 둘러싸인 가운데 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집에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기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성탄절에 교회를 가게 돼 흥분된다며 "(억류 당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었고 그러한 희망도 포기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억류돼 있을 당시 보코하람은 이슬람으로 개종하거나 결혼을 강요했다며 이를 거부한 일부 학생은 채찍질을 당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러한 상황에서 나는 아프거나 지쳐 있었다"면서 "내 이름이 석방자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돼 놀랐고 운이 좋게 풀려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어릴 때부터 함께 지냈던 사촌과 다른 소녀들이 여전히 그곳에 남겨져 있어 안타깝다"며 "일부는 우리가 떠나기 전 울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보코하람은 2014년 4월 14일 치복 시에 있는 여학교의 기숙사에서 학생 276명을 집단으로 납치했다. 이 가운데 57명은 당일 가까스로 탈출했고 나머지 219명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었다.

그러다 지난 5월 17일 보르노주(州)의 주도 마이두구리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삼비사 숲에서 피랍 여학생 중 1명이 구조됐다.

이어 지난 10월 여학생 21명이 스위스 등의 중재로 나이지리아 정부와 보코하람의 협상 끝에 풀려났다. 현지 일부 언론은 당시 나이지리아 정부가 보코하람 대원 4명을 석방하면서 맞교환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머지 다른 여학생 197명의 행방이나 생사는 지금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24일 보코하람의 근거지를 탈환했다고 밝혔지만 이들 여학생의 행방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여전히 감금된 치복 여학생들이 있는 위치를 찾아내고 이들의 석방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동북부 등지에서는 2009년 이후 보코하람이 활개를 치고 정부군과 친정부 민간인을 겨냥해 폭탄·총기 공격을 가하면서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군과 보코하람 간 전투로 지금까지 2만명 이상이 숨지고 230만명이 집을 잃은 채 난민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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