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사드 `몽니`, 韓-中 교류도 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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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7 20:18  



<앵커>

이슈분석 시간입니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국내 배치를 이유로 한국과 중국 관계가 냉각기를 맞았습니다. 이미 중국은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등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같은 무역 보복 조치 외에도 중국의 압력이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한중 민관 소통채널이 위축되면서 향후 수출 등 중국 관련 사업이 더 여려워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문성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내년부터 제품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철강업계.

값이 싼 중국산 철강제품의 수입량 조정이 필요하지만 중국 측과 협의가 어려워지면서 내년도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한·중 정부와 철강업계가 소통을 위해 매년 한 두번씩 열던 `철강분야 민관협의회`가 올해는 무산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19일 열리기로 했던 회의는 중국 정부의 갑작스런 연기 요청으로 취소됐고, 언제 열릴지 기약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철강업계 관계자

"연기된 사유는 중국 쪽에서 가타부타 이야기가 없대요. 하자 말자 이야기조차 없다고 하더라고요. 조심스럽게 나도 갑자기 생각이 드는 게 사드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산업도 교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하기 위해 중국 반도체산업협회가 함께하는 전시회를 내년에 여는 것을 기획해왔습니다.

세계 시장의 1/3, 1,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시장을 공략하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섭니다.

하지만 최근 한·중 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직접적인 대화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앙국 정부의 입만 쳐다보는 상황.

<인터뷰> 반도체업계 관계자

"미묘하기 때문에 (교류 행사를) 공식적으로는 진행을 안 하는 것이에요. 만약에 하더라도 정부 대 정부로."



전문가들은 한·중 민관 교류 위축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관계가 단절되면 사실상 한국의 타격이 더 큽니다. 한국은 중국의 규모의 경제에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통창구가 줄어들면서 향후 중국과의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



<이지수 기자 출연>

<앵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국내 경제적 영향에 대해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팀 이지수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중국의 보복이랄까요. 이런 부분 외에 간접적인 방식도 국내 경제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다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중국이 외교와 안보를 넘어 경제적으로 직접적인 압박을 주는 방식은 분쟁의 소지가 있습니다. WTO에 제소 당할 수도 있는 문제구요.

이 때문에 중국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간접적인 조치가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겁니다.

중국은 동시에 정부나 민간 가리지 않고 소통 창구를 줄이거나, 협력 관계를 일시 중단토록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이런 간접적인 조치가 길어지게 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입니다.

<앵커>

결국에는 중국 내에서 할 수 있는 경제적 보복 조치는 다하고 있다는 거군요. 결과적으로 통상에도 영향을 주겠다는 거구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중국의 이런 조치들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가 않습니다.

당사자들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요.

사드 배치 이후 한중 지방자치단체간 교류와 협력도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지역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화면으로 준비했습니다.



<이지수 기자 리포트>

<기자>

지난주 인천공항, 중국 동북 3성 공무원 25명이 경기도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중국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에서 온 이들은 경기도의 사막화 방지 사업·유기농산물 재배 현장 등을 시찰하고 도청과 협력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인터뷰> 리궈중 랴오닝성 임업청 외자사업판공실 부주임

"초청연수와 사막화조림사업 등을 통해서 양 기관의 교류 협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더 협력이 증진 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올 여름 정부의 사드배치 발표 이후 난항을 겪다가 가까스로 성사됐습니다.

하지만 경기도와 동북 3성이 함께 추진해온 사업의 상당수는 동력을 잃고 중단된 상태입니다.

매년 12월 양 지자체의 기업인들이 모이는 한중경제인 포럼이 중국 측의 요구로 취소됐고, 도내 투자 유치 사업 등은 백지화됐습니다.

<인터뷰> 박재현 경기도청 아주협력팀장

"기존에 관계가 좋을 때 함께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서 준비하고 합의된 부분이 실제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보류되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다. 중국 공무원 시스템속에서 도움받고 진행되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것들에 대해 신규적으로 하려면 난색을 표합니다."

다른 지자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 출연기관인 광주전남연구원은 올 9월 중국 베이징과 인근 지역 공무원들을 친환경농업단지에 초청하는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고, 부천시는 중국 충칭시와 공동으로 주최해 온 만화콘텐츠 피칭쇼를 올해 열지 못했습니다.

행사규모가 축소되거나, 초청 인사의 직급이 한두단계 낮아지는 일도 이전보다 빈번합니다.

현재와 같은 교류 위축 분위기는 수출과 관광 등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실무자들의 전망.

최근 5년간 전국 광역지자체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평균 21.8%에 이를 만큼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충청, 경기 등 네 곳은 30%를 넘습니다

<인터뷰>조창완 광주전남연구원 환황해연구센터장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면 지역에서는 상당한 문제가 될 것 같다. 농업이 주산업이어서 중국 쪽으로 수출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농업 수출쪽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한중 지자체간 교류와 협력이 장기간 위축될 경우, 지역 경제가 곧바로 직격탄을 맞을 거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수 입니다.



<앵커> 지역 경제에 영향이 클 수 밖에 없겠군요.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지자체는 관광, 수출이 줄어들게 되구요.

<기자>

네 맞습니다. 또 한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학문 분야입니다.

냉랭한 한·중 관계는 대학과 연구소 등 학술 분야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한중 대학간의 학술대회나 포럼이 중단되거나 규모가 줄고 있는데요.

미래 한중 교류의 첨병 역할을 할 중국인 유학생들이 자칫 반한 감정을 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임원식 기자입니다.



<임원식 기자 리포트>

<기자>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유학생 5명 가운데 3명은 중국인입니다.

중국인 유학생은 해마다 꾸준히 늘면서 올해 4월 6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대학 공부가 아닌 단순히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이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한류가 좋아서,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 한국을 배우려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한국행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인터뷰> 이재력 교육부 홍보담당관실 과장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다 보니 우리나라 만큼 다양성 같은 게 떨어진다고 보여지고 한류 때문에 한국 대학에서 유학하고자 하는 그런 경향이..."

하지만 냉랭한 한중 관계는 대학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학술대회나 포럼 등 그간 이어져오던 대학들 간의 교류 활동들이 중국 정부의 눈치를 살피느라 죄다 중단될 처지에 놓인 겁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경우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학교 6곳과 자매결연을 맺고 통합 교육과정을 논의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는데 `사드 논란` 이후 중국 측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행사 참여인원이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7분의 1 규모로 줄었습니다.

건국대 역시 올 초부터 중국 길림 애니메이션 대학과 합작학과 만들기에 나섰지만 7월 이후 `올 스톱`된 상태고 충북대가 지난 2007년부터 개최해온 한중 대학총장포럼도 이전보다 참여대학이 크게 줄었습니다.

<인터뷰> 장신혜 한국예술종합학교 대외협력과 주무관

"저희가 원래 2천명 정도 예상을 했었는데... 중국 정부 쪽에서 제한하고 나와서 저희가 300명 정도 축소를 했거든요."

문제는 이같은 교류 중단이 미래 한중 관계에 더 큰 위협이 될 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미래 한중 두 나라 사이에서 가교와 첨병 역할을 해야할 중국인 유학생들이 악화일로의 한중 관계로 인해 반한 감정을 품게 된다면 이들의 마음을 되돌리기가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입니다.

즉 유학을 마치고 중국 정재계 곳곳에서 주역이 될 이들 유학생들이 우리에 반하는 정책이나 제도들을 만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학생들 모두 그 나라 사정을 비교적 잘 경험하고 있기에 그 의사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그런 통로이기도 한데 이 사람들이 결국 반한, 반중 감정을 갖게 되면 결국 전달대가 없어지는 의미가 되잖아요."

정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른바 `최순실 사태`로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만큼 그나마 제도적으로 구축된 교류 채널과 플랫폼을 통해 중국과 대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앵커>

정부와 기업간 교류도 어렵고, 지자체에 이어서 대학까지 중국과 연결된 끈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군요.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있었나요

<기자>

한중은 1992년 8월 수교 이후 경제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오고 있습니다.

이 기간 몇번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2000년 마늘파동인데요. 당시 정부가 중국산 냉동 마늘에 대한 관세를 30%에서 315%로 대폭 올리는 세이프 가드를 발동했습니다.

이 때 중국이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시킨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정부가 마늘 관세를 기존 수준으로 낮추고 나서야 분쟁이 끝났죠.



<앵커> 우리 정부가 백기를 들고 상황이 마무리 된거군요

<기자>

네, 이후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더이상 이런 막무가내식 대응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건 사실이죠.

중국이 2010년 일본과 센카쿠열도 분쟁이 있었을 때, 희토류 수출을 금지 한적이 있는데요.

이 때 WTO 조항을 피하기 위해 `천연자원 보호`를 수출금지 이유로 들었단 말이죠.

이처럼 중국이 나름대로의 명분을 내세울 경우에 문제가 더 심각해 진다는 겁니다.

관련해서 정부의 대응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시죠

<인터뷰>전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우리 기업이 나서서 대응하기 보다는 아무래도 우리도 정부적인 측면에서 나서서 좀 더 효율적인 그런 대화 채널을 구축해야 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들면 한중간에 FTA를 맺었기 때문에 FTA 이행위원회라는 것이 있는데, 이런 채널을 통해서 비관세 장벽이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 상호간의 갈등을 잘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자>

네, 내년이면 한중 수교 25주년이 됩니다.

한중 경제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외교안보 상황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요.

교류와 협력의 문이 좁아지지 않도록 각별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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