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기저효과와 착시>

입력 2017-02-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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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기저효과와 착시'입니다.

    지난 1월 우리 수출이 11.2% 늘었습니다. 조업일수를 감안하면 실제로는 15% 이상 늘어난 겁니다. 두 자릿 수로 수출이 늘어난 건 무려 4년만입니다. 좋은 겁니다. 그것도 매우 좋은 겁니다. 그런데 이 좋은 소식을 보도하는 우리 언론의 기사에는 조금 찝찝한 단서가 달려있습니다. 바로 기저효과라는 겁니다.

    시청자 여러분, 기저효과 아시죠? 경제적 통계라는 게 어차피 비교시점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배추가 흉작이라서 작년에 배추값이 두 배로 올랐다고 하죠. 그런데 올해는 그런대로 작년보다는 작황이 좋아서 가격이 30%가 빠졌습니다. 단순히 보면 폭락한 거죠. 한 해에 가격이 30%가 빠졌으니까요. 그런데 작년에 두 배가 된 걸 감안해 보면 아직도 평년 보다는 비싸게 주고 배추를 사먹어야 하는 건데도 정부도 배추값을 잡았다고 홍보를 하고 언론도 배추 값 안정세라고 합니다. 요즘 달걀 가격이 잡혔다고 하는 거랑 비슷합니다. 일종의 착시입니다.

    그런데 기저효과는 착시가 아닙니다. 착시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잘못 보게 되는 즉, 타인의 의도에 따라 내가 잘못 볼 수 있는 상황을 일컫는 겁니다. 기저효과는 반대로 의도된 착시입니다. 기저효과 즉. 베이스 이펙트라고 하지 베이스 에러라고 하지 않습니다. 통계는 사실 경기가 순환한다는 전제하에서 기저효과와 역기저효과의 반복이기에 그저 내버려 두는 겁니다.

    늘어난 수출을 보는 두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한쪽은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수출단가가 올라서 늘어난 유가와 기저효과에 기인한 거라는 측과 무슨 소리냐 반도체, 디스플레이 주력 수출품목의 성장이 수출 증가를 견인한 거라는 측입니다. 어찌 보면 수출을 보는 이 두 가지 시각이 우리 경제를 보는 회의론과 낙관론을 대변한다고 봅니다.

    국제유가 반등과 기저효과 덕이라는 얘기와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위주로 한 주력 산업의 호황덕분이라는 얘기, 사실 다른 얘기가 아닙니다. 국제유가가 오른다는 건 국제적 인플레의 시작입니다. 인플레가 시작되면 기업이든 가계든 투자와 소비가 삽니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투자하고 소비해야 하니까요. 기업이 재고를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파급효과가 그 당시 상황에 따라 일부 산업에 국한될 수도, 전 산업에 확산될 수도 있겠지요. 일부 산업의 수요에 한정된다면 그 산업의 업황은 크게 개선되면서 호황이 되는데 지금 우리가 반도체 수퍼 호황이니, 수퍼 사이클이니 하는 상황이 이런 겁니다.

    1년 전을 회고해 보십시오. 유가가 20달러 대까지 내리면서 우리 수출 매월 두 자리 숫자로 줄었습니다. 분명히 국제유가 때문에 수출이 줄어드는 건데도 많은 언론이 우리 수출 이제 끝났다는 비관론을 앞세우지 않았습니까?

    지나친 낙관론도 경계해야 하지만 오르면 기저효과고 내리면 구조적 문제라고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말에 올해 경제를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유머를 섞어 어리둥절이란 순 우리말 네 글자를 드린 바가 있습니다만 올해 우리 경제 적어도 지표로는 어리둥절하게 좋은 상황이 될 거라는 의미였습니다. 그 근거가 수출이 의외로 좋아질 거라는 거였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호황이 기저효과로 오르는 수출에 채찍을 가하는 형국이 될 가능성 때문이었습니다. 1분기 우리 성장률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요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의외로 좋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실 겁니다. 환율 덕이기도 하고 혹독한 구조조정, 또 납품단가 같은 마른 수건을 짠 덕도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우리 기업들의 저력입니다.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 100조 시대입니다. 올해는 매출도 늘어날 것입니다.

    연일 쏟아내는 트럼프발 리스크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립니다. 그러나 착시도 있습니다. 적어도 정치, 외교적 발언이나 행정명령 등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마십시오. 단 하나 중국, 독일, 일본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한 것은 신경이 쓰입니다만 우리나라가 빠져있기도 하거니와 만약에 우리나라까지 포함해 모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을 한다면 우리가 받을 데미지는 굉장히 반감될 겁니다.

    대비는 하되 걱정을 너무 당겨서 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차라리 개선되고 있는 수출이 어디까지 갈지 기대를 갖고 가늠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어리둥절한 경제회복을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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