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③]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독인가 약인가?

정경준 기자

입력 2017-02-09 16:24   수정 2017-02-09 16:27

<좌상단> 박삼구, 금호타이어 품는다
타이어 인수 독인가 약인가

<앵커>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문제, 산업팀 문성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것 같은 데요,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기자>

최종 인수까지는 아직 절차가 조금 더 남아있습니다.

채권단이 박 회장의 자금조달방안에 최종 승인을 하고, 이후 박 회장의 자금제출에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박 회장이 1조원 가량의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가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관건이었는데, 일단, 재무적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자금확보에 성공했다는 측면에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대로,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금호는 아픈 기억이 있는데요, 지난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겨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형제간 분쟁도 있었습니다.

이후, 지난 2015년 금호산업을 되찾았고, 지금은 마지막 그룹 재건의 퍼즐인 금호타이어만 남게 됐습니다.

이번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되면, 박 회장의 그룹 재건작업은 마무리되는 셈입니다.

<앵커>

박 회장이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그룹 재건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조달된 자금 성격으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예, 그렇습니다.

우선, 금호타이어의 경우 오랫동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체제에 있다보니, 투자가 여의치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인수 이후 금호타이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과 투자계획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고요,

또, 당장 빌린 돈이 너무 많아, 계열사 리스크가 커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현석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앵커>

자금 확보 측면에서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하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기자>

예,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의 경우, 박 회장은 채권단과의 약정에 따라 계열사 자금을 직접 동원할 수 없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1조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박 회장의 가용자금이 거의 없다 보니 차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자칫 이 과정에서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하는 우려감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실제, 금호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잃은 것도 사실은 대우건설 인수에 무리하게 나섰다가 풋백옵션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발생된 일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서의 우려감은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인수구조 딜을 짜면서 자칫 계열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 등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음성변조)
"본인 돈이 없다. 전부다 레버리지다. IB(투자은행)들은 절대 자기들 손해 보지 않게 한다. 풋백옵션 등 다양한 기법이 나올 수 있다. 계열사들 당장은 부담 없겠지만 잘못될 경우 책임지는 조항이 있을 것이다. 잘못될 경우 자유로울 수 없는 인수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채권단과의 법적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1조원이라는 금호타이어 인수가격도 너무 비싸다는 시각입니다.

올해 초 기준 금호타이어의 시가총액은 1조4천억원 안팎으로, 지분 42.01% 인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높다는 지적입니다.

그룹 재건이라는 명분에 치중한 나머지, 자칫 그룹 전체의 위기를 자초하는 것 아니냐하는 우려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문성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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