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계엄령 속 방러 두테르테, 푸틴 대통령에 신형무기 공급 요청

입력 2017-05-24 17:36  

필리핀 계엄령...두테르테, 푸틴 만나 "현대적 무기 필요하다"

"IS와의 전쟁에 필요"…푸틴 "군사협력 가능" 승인 시사



필리핀 계엄령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뜨겁다.

현재 계엄령이 선포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무장반군이 신부와 신도 등을 납치해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일간 필리핀스타와 AP 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일정을 단축하고 이날 오후 귀국해 민나다오 섬 일대 무장반군 소탕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러시아를 방문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신형 무기 공급을 요청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회담하면서 "본국에서의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들과의 전투로 조기 귀국해야 해 방러 일정을 줄이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두테르테는 "지금도 전투가 계속되고 있으며 사람들이 숨졌다"면서 "러시아가 테러와의 전쟁을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현대적 무기를 제공해 주길 바란다. 나는 러시아의 지원을 얻고 우리들의 우정을 확인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왔다"고 강조했다.

두테르테는 "미국에 무기를 주문했지만 현재 그곳 상황이 순탄치 않다"면서 "IS와 그 산하 부대 등과 싸우는데 현대적 무기가 필요하다"고 거듭 요청했다.

시리아 등에서 IS 격퇴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의 공감을 얻기 위한 수사(修辭)로 해석됐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테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 두테르테의 조기 귀국 사유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화답했다.

푸틴은 "분쟁이 최대한 빨리 최소한의 손실로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당연히 군사기술분야에서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무기 제공 의사를 밝혔다.

푸틴은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 귀국 후에도 방러단에 속한 필리핀 장관들은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에 24일 양국이 여러 건의 협력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당초 26일까지 일정으로 전날 모스크바에 도착했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25일로 예정됐던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이날로 앞당겨 서둘러 개최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IS를 추종하는 반군단체 마우테가 필리핀 남부에 있는 인구 20여만 명의 마라위 시를 사실상 점령하고 방화 등을 일삼는다는 보고를 받은 뒤였다. 두테르테는 마라위 시가 있는 민다나오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러시아 남부 도시 크라스노다르에 머물고 있던 푸틴도 일정을 앞당겨 모스크바로 급히 올라와 공항에서 곧바로 크렘린궁으로 온 뒤 자정 무렵에 두테르테와 회담을 하는 성의를 보였다.

필리핀 계엄령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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