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특기인 트위터로 10대 청소년 지지층 양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트위터가 `트럼프 세대`의 씨를 뿌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와 같은 분석을 보도했다.
그 근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10대 지지자들의 글에 대한 리트윗에 열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북한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게임 시작`이다"라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발언에 대한 폭스뉴스 기사를 리트윗하기 전 세스 모튼이라는 한 16세 소년의 글을 리트윗(재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위협에 관한 국방장관의 발언보다 우선시한 이 소년의 트윗은 "우리에게는 미국인의 번영과 안보를 가장 우선시하는 대통령이 있다. 고마워요. 트럼프 대통령!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라는 글과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뒷모습 사진이 첨부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한 지 몇 분 만에 1만4천 명 이상의 트위터 사용자가 이 글을 팔로우했으며 5만1천 명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인 16일 `트럼프 경제학 전문가`를 자처하는 19세 헤지펀드 매니저 제이컵 월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모튼처럼 월의 트윗도 "트럼프 대통령 혼자 힘으로 주식시장과 중소기업지수(SBI), 소비자안심지수(CCI)를 움직여냈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찼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하자 월의 트윗도 4천200회 이상 공유됐다.
앞서 지난 6월 말에는 제프(17)라는 이름의 한 청소년이 쓴 트윗을 리트윗했다. 제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글을 리트윗한 데 대해 굉장히 놀랐다면서 "운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은 "대통령이 (우리의) 답을 읽고 있으며 기업형 언론이나 재벌이 아닌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바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간대 올라오는 수만 명의 트윗 중 이들의 트윗이 우연히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들이 전부터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과 수차례 트윗과 리트윗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도 자신과 앙숙인 CNN을 비꼰 모튼을 리트윗한 적이 있다.
또 월을 리트윗한 것은 올여름에만 3번째다.
이런 정황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청소년과 트위터를 `교환`하는 행위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소셜미디어에 중독된 청소년층을 자신과 연결시켜 상호 작용함으로써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트럼프 세대`를 육성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하면 향후 투표권을 행사할 청소년층과 아무런 여과 없이 소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청소년 개개인의 연대나 반대 의견을 확인하고 이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도 전에 목소리를 내도록 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하는 `영광`을 얻은 청소년들은 원래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지만 리트윗으로 유명해지는 경험을 한 뒤 더욱 온라인을 이용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에 열을 올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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