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산불 "지옥이 바로 이 곳이었다"

입력 2017-10-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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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북부 지역 동시 다발, 최악의 산불…최소 10명 사망
주민 2만여 명 대피, 강풍 타고 확산세…"지옥이 따로 없다"


캘리포니아 산불을 현지인들은 ‘지옥’으로 끝내 표현했다.
`와인의 메카` 나파밸리로 유명한 나파 카운티를 비롯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지역에 동시 다발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지금까지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8일 밤 10시께 나파밸리 인근 칼리스토가에서 시작된 산불은 9일 오후 5시 현재(현지시간) 17개의 산불로 갈라지면서 소노마 카운티에서 7명, 나파 카운티에서 2명, 멘도시노 카운티에서 1명이 숨졌다고 캘리포니아 삼림·산불 보호국의 캔 피믈롯 국장은 밝혔다.
또 수십 명의 주민이 다쳤고 주민 2만여 명이 대피했으며 건물 1천500여 채가 전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산불이 매우 빠르게 번지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는 어떤 수단으로도 통제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노마, 나파, 유바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캘리포니아 산불로 최악의 피해를 당한 곳은 인구 17만여 명이 거주하는 산타로사시다. 특히 북부 커피 파크 지역은 1980년부터 개발된 신흥 주거지로 산불이 시내로 번지면서 K마트, 맥도널드, 애플비 등 식당들과 주택들이 대부분 전소했다. 이 지역 거주 한인 주택 3채도 소실됐다.

나파 지역의 유명 와이너리인 시그노렐로 에스테이트가 불에 탔고, 인근의 스태그스 리프 와이너리 건물도 화염에 휩싸였다. 소다 캐니언 로드의 와이너리 주택들도 전소했다.
나파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리조트인 실버라도 리조트 앤드 스파 투숙객들도 화염이 다가오면서 9일 새벽 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리조트는 8일 끝난 PGA 투어 `세이프웨이 오픈`이 개최된 곳이다.
수 백 명의 소방관이 4천∼5천 에이커에 달하는 산불에 맞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길은 시속 50마일(80㎞)의 강풍을 타고 계속 번지고 있어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피믈롯 국장은 "현재는 진화작업보다 생명 구조 작업에 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불 원인은 현재 조사 중에 있지만, 북 캘리포니아 지역은 지난 3월 이후 한 번도 비가 오지 않아 매우 건조한 상태여서 자연 발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립기상청은 이날 북 캘리포니아 지역 주요 카운티에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강풍과 낮은 습도, 따뜻한 기온이 상황을 최악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현지 언론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해 "한밤중에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30m가 넘는 화마로 돌변해 들판과 고속도로를 뛰어넘어 삽시간에 북 캘리포니아 전역으로 퍼졌다"면서 "주민들은 자동차 열쇠와 애완동물만을 챙겨 차를 타고 도망치기 시작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버라도 리조트에 투숙 중이던 크리스 토머스(42)는 ABC 방송 인터뷰에서 "호텔에서 자고 있다가 연기 냄새에 깼다"며 "호텔 측에서 빨리 나가라고 지시해 밖으로 나와보니 먼발치의 불길이 내 앞으로 급속히 다가오고 있었다.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다. 차에 물건을 실을 겨를도 없이 `잊어버리자`고 소리치며 아내와 차를 몰아 도망쳤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현대 역사상 최악의 화재로 기록될 이번 화재로 지금까지 6만5천 에이커의 임야와 주거지가 불에 탔으며, 북 캘리포니아 지역 대부분은 태양을 가릴 정도의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주민들은 기침을 유발하는 연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
또 북 캘리포니아 지역의 주도로인 101고속도로 등 일부 주요 도로가 폐쇄됐다. 주 재난 당국은 방위군 병력 투입을 요청했다.
캘리포니아 산불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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