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차벽·방패·헬멧'…국빈 트럼프에 철통 경호

입력 2017-11-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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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인 7∼8일 경찰이 보여준 반(反) 트럼프 집회·시위 대응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부터 지금까지 모습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경찰은 현 정부 출범 계기가 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매우 유연한 기조로 대응하며 집회 자유를 최대한 보장했다. 4개월여간 연인원 1천700만명이 참가한 촛불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인권친화적 경찰`로 변모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여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소한 위법행위를 즉각 제지하기보다 일단 집회가 마무리되도록 용인하고, 살수차는 집회 상황에서 쓰지 않기로 했다. 차벽 역시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고, 방패와 곤봉을 든 무장경력도 현장에 배치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그간의 `유연 대응` 기조보다 `철통 경호`가 우선했다.

법원이 트럼프 방한 반대단체의 청와대 인근 집회·행진을 허용했음에도 경찰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상 경호구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를 차단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인근 집회·시위에 대한 첫 금지 사례다.

다만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을 위해 청와대 인근 팔판동에서 방한 반대단체 집회를, 반대쪽인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환영단체 집회를 각각 허용했다.

방한 첫날인 7일에는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차벽이 등장했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 이동로를 낀 광화문 광장을 남쪽 중심으로 둘러싸고, 방한 반대시위 참가자들을 안쪽에 고립시켜 차벽 밖으로 움직임이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연좌농성하는 시위대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마찰이 일자 캠코더로 불법행위 채증이 이뤄졌고, 시위진압용 방패를 든 경찰관도 투입됐다.

방한 이틀째인 8일에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이 예정된 국회 앞에 또다시 차벽이 설치됐다. 경찰은 이날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여는 방한 찬반단체를 분리하고자 경찰 버스 10대가량을 동원해 차벽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 도착이 가까워지자 국회 방면에 설치된 폴리스라인 펜스 앞으로 경비병력이 밀집했다. 전날과 달리 헬멧까지 착용한 인원도 눈에 띄었다.

경찰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방문과 관련, 192개 부대와 경호인력 등 1만8천860명을 투입해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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