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의전'…자금성이어 천안문 통째 비워 트럼프 환대

입력 2017-11-0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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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8일 중국 역사의 상징인 자금성(紫禁城)을 하루 비운 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만 안내하는 `황제 의전`을 한 데 이어 9일에는 베이징(北京)의 심장부인 톈안먼(天安門)을 통째로 비워 환영 행사를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9시 20분(현지시간)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인민대회당 앞으로 나와 5분가량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도착을 기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가 인민대회당에 도착하자 시진핑 부부는 미소를 지으며 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펑리위안 여사에 이어 시 주석과 악수를 하고 나서 시 주석 소개에 따라 왕양(汪洋) 부총리,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 담당 국무위원 등 중국측 고위 인사들과 악수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 수행단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대사를 마주하고선 "나의 오랜 친구"라며 각별함을 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특별보좌관 등 방중 대표단 대부분이 참석했다.

양국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21발의 예포 소리와 함께 행사장 가운데 마련된 황금색 연단으로 향했다.

검은색 외투 차림에 빨간색 넥타이를 한 트럼프 대통령과 줄무늬 남색 넥타이의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 앞에 마련된 별도 연단에 올라 양국 국가 연주를 들었다. 옛날 중국 황제의 의복은 빨간색에 가까운 자주색이고, 지난달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자주색 계열의 넥타이를 자주 맸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의전 차원에서 시 주석이 자주색을 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멜라니아 여사는 검은색 바탕에 분홍색 꽃이 수놓아진 우아한 디자인의 롱드레스를 입었으며, 펑 여사는 단정한 갈색 코트를 차려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안내에 따라 레드카펫이 깔린 길을 걸으며 의장대를 사열했고 양국 정상은 미·중 어린이들이 양국 국기와 꽃을 들고 환영하자 손을 흔들며 답례하기도 했다.

또 두 정상은 행사 내내 연주를 한 군악대 앞에서는 한참을 서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의장대 분열식을 끝으로 오전 9시 35분에 15분간의 공식 환영 행사가 끝나자 양국 정상 부부는 인민대회당으로 올라갔고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 입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톈안먼 광장을 소개하며 대화를 나누는 등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행사를 위해 오전부터 톈안먼으로 통하는 창안제(長安街)의 교통을 통제해 버스에서 내려 출근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톈안먼 또한 전체를 비워 놓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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