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에게 있어 이혼이란 일생일대의 결정이다. 하지만 일단 부부 중 한 쪽이 이혼을 요구하고 나머지 한 쪽이 이를 받아들이면 물 흐르듯 절차가 진행되고, 두 사람은 어느새 깨끗하게 갈라서 남이 된다. 흔히 아내의 이혼 결심을 `자살을 결심하는 정도의 용기가 필요한 일`로, 이혼 요구를 받은 남편의 심정을 `암 선고를 받은 것과 같은 충격`으로 비유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결코 뒤엎을 수 없는` 이혼의 특수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이혼에 있어서도 냉정한 검토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법에서는 가사조정 절차를 두고 있다. 이혼 부부는 정식 재판을 거치기에 앞서 당사자 간 협의가 전제되는 가사 조정 절차를 통해 법적 이혼을 결정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가사 조정도 재판이혼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상대 배우자의 유책사유를 지적하며 날카로운 공방을 이어가는 이혼 소송과 달리 가사 조정은 두 당사자 간 이혼 동의 여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혼분쟁, 원만한 해결 위해서는 가사 조정절차 적극 활용해야
법무법인 신광의 정복연 변호사는 "가사 조정절차는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해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 갈등을 해결하도록 돕는 제도다"라며 "법관이나 학식과 덕망이 높은 사회 저명인사로 구성된 조정위원이 가사 조정을 주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이혼을 준비하는 부부가 가사 조정 절차를 밟게 되면 조정위원회는 당사자와 그 자녀에게 미치는 피해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가정 파탄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이혼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한다"고 조언한다.
이혼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부부는 가사 조정을 통해 이혼 절차를 마치는 게 적합하다. 특히 두 당사자 간 이혼에 대한 합의가 상당 부분 이루어진 상태에서 사소한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 또는 이혼 합의는 마쳤으니 차후 분쟁의 여지를 최소화하고 싶은 경우라면 가사 조정 신청이 필수적이다.
정 변호사는 "일단 이혼 당사자 간 합의로 조정 조서가 작성되면 해당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이러한 가사 조정 절차로도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 불가피하게 이혼 소송으로 이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가사 분야의 법률 지식이 풍부한 이혼 전담 변호사를 선임하면 가사 조정 절차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도 조언한다.
재판상 이혼에서는 재산분할 청구 소송이 관건
합의에 실패해 본격적인 이혼 소송에 들어간 당사자는 무엇보다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세심하게 준비해야 한다. 특히 재산분할 소송에서는 혼인기간 중 재산 유지 및 증가에 기여한 두 당사자의 역할을 얼마나 인정받느냐가 관건이 된다. 때문에 재산분할 대상의 범위를 분명하게 확인한 뒤 그에 대한 자신의 기여도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을 수집해 제출하는 게 중요하다.
정 변호사는 "일방 배우자가 결혼 전 취득한 재산이나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이혼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해당 재산을 유지 및 감소 방지에 있어 기여분이 인정된 당사자는 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재산분할은 이후 진행될 수 있는 위자료, 양육권 등 소송에 앞서 일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권리 구획 절차인 만큼 이혼 변호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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