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새 12명 사상…넘어지고 부러지는 '위험천만' 크레인

입력 2017-12-1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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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거나 부러지면서 인명을 앗아가는 타워크레인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열흘 사이 경기도 내에서만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같이 이어지는 크레인 사고 예방을 위해 관계 당국의 철저하고 조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8일 오후 2시 40분께 경기도 평택시 칠원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L자형 러핑 타워크레인의 지브(붐대)가 아래로 꺾였다.
이 사고로 작업자 정모(52)씨가 건물 18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다른 작업자 4명은 추락은 모면했으나 지브가 내려앉는 충격으로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크레인의 마스트(기둥) 1개 단을 더 높이는 인상작업(telescoping) 도중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상작업은 크레인을 받치는 기둥(붐대)을 들어 올리는 작업으로, 작업 현장에서 크레인을 설치하거나 높이를 조정할 때 또는 해체할 때 이 작업을 거치게 된다.
지난 9일에는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의 한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높이 90m짜리 크레인의 78m 지점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당시 크레인 위에서 작업하던 7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열흘 새 도내에서만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것이며, 올 한 해 전국적으로 모두 19명이 크레인 사고로 사망했다.
최근 크레인 사고는 모두 인상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다.



용인 사고는 크레인의 높이를 20여m 더 높이던 중 일어났고, 올해 10월 10일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의정부 사고는 크레인 해체를 위해 진행한 인상작업 중 발생했다.
앞서 지난 5월 남양주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평택·용인 사고처럼 크레인 높이를 올리려다가 기둥이 균형을 잃고 넘어져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 같은 사고의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인재로 드러났거나 인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남양주 사고는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피하고자 수입산 순정 부품을 주문하지 않고 철공소에서 제작한 부품을 사용해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돼 전형적인 인재로 결론 났다.
의정부 사고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부러진 크레인이 제조된 지 30년이 넘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부품 노후화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용인 사고는 인상작업 중 정지해 있어야 할 크레인이 움직인 것으로 조사돼 고용노동부와 경찰 등은 운전기사 과실과 기계 오작동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이번 평택 사고를 수사하는 경찰도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작업자들이 안전고리를 제대로 결합했는지를 비롯한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 부품이나 기계 문제는 없는지, 수신호 등 작업자들 사이에 의사소통은 올바로 됐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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