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보컬, 이보람은 옳다.
씨야라는 수식어가 꼭 필요할까. `이제 더 울지 않을게요`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의, 수많은 관련 기사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였다. 자기 연민 없는 산뜻함과 관조로 음악을 대하는 사람이다.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을 해나가는 그를 아티스트라는 칭호를 빼놓고 뭐라 수식할 수 있을까.
올해 그룹 씨야가 아닌, 솔로로 5년 만에 돌아왔다. 최근 선보인 신곡 `텅빈 거리`와 <내 남자의 비밀>(KBS2) OST에 참여했다. 올해만 해도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이며 빼곡하게 음반 작업에 몰두한 그다. 이뿐 아니다. 지난 9월 <복면가왕>(MBC)에 출연해 김경호의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을 부르며 가창력으로 정점을 찍었다. 텅 비어있던 무대. 관습적인 장면에서 그는 도발적일 정도의 촉촉한 목소리를 던졌다. 그가 향하고 있는 곳은 어딜까. 사람들은 궁금했고, 이보람은 그렇게 서서히 자신을 드러냈다.
- PK헤만: 안녕하십니까. 매주 목요일 대한민국의 아티스트들과 이모저모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PK헤만의 라이브칼럼 A3 : All About Artist> 시간입니다. 오늘은 말이 필요 없는 보컬이죠. 제가 굉장히 오래도록 팬이었던 씨야의 이보람 씨 모셨습니다.
- 이보람(이하, 보람): 안녕하세요. 솔로로 찾아뵙게 된 가수. 이보람입니다!
# SCENE 1. 바른 보컬, 이보람
Q. PK헤만: 일부러 붙였어. 씨야를.
A. 보람: 네, 하하. 아직 씨야라는 이름을 붙여야 많이 알아봐 주세요. 동명이인이 정말 많아서.
Q. PK헤만: 피부가 진짜 좋은 거 같아. 메이크업 때문은 아닌 것 같고. 타고났나.
A. 보람: 하하. 감사합니다. 요즘은 크림을 잘못 썼는지 조금 안 좋아졌어요. 욕심을 부려, 소량으로 발라야 하는 화장품을 듬뿍 바른 탓인가 봐요.
Q. PK헤만: 그래도 안색이 환하기만 한데. 어떻게 지내요?
A. 보람: 계속 음반 작업 하고 있어요.
Q. PK헤만: 10월에 앨범 나왔잖아! 소개 좀 해주세요.
A. 보람: 10월에 나온 곡은 `텅빈 거리`요! 최근에 OST 곡도 녹음했어요.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내 남자의 비밀>(KBS2) OST 중 `아프다`라는 곡으로 참여했거든요. 개미(본명, 강동윤) 음악 감독님, 김세진 작곡가님과 작업한 곡이에요.
Q. PK헤만: 와!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53620 target=_blank>태양의 후예>(KBS2, 2016) <구르미 그린 달빛>(KBS2, 2016) OST 히트작을 만들었던 개미 감독님?
A. 보람: 네 맞아요! 정말 즐거웠던 작업이었습니다.
Q. PK헤만: 나는 개인적으로 보람 씨 곡들도 좋아하지만. 뮤지컬 활동을 눈여겨보고 있어. 대성할 것 같아!
A. 보람: 아 저도 뮤지컬 활동을 뜻깊은 작업으로 꼽아요! 특히 <사랑은 비를 타고>(이하, 사비타) 같은 작품요!
Q. PK헤만: 뮤지컬은 어떻게 하게 되는거야?
A. 보람: 제가 직접 오디션을 보러 가기도 하고 그래요! 사실 티켓 오픈까지 했는데도, 무대에 못 올린 공연도 있어요. 팬분들께 `하루라도 빨리 뭔가 보여 드리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임했는데. 진짜 속상했죠. 마음을 추스르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리더군요.
Q. PK헤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한 작업이 타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엎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지. 특히 아티스트들에게는. 그런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다 정말. `텅빈 거리`. 이거 나오자마자 들어봤어. 이선희 선생님 노래인 줄 알았어. 얼마나 뿌듯하던지! 듣자마자 안영민 작곡가가 쓴 곡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 맞지?
A. 보람: 네. 맞아요! <태양의 후예>(KBS2, 2016) <도깨비>(tvN) OST 프로듀싱한 안영민 작곡가! 솔로로 어떤 곡이 좋을지 수차례 회의했어요. 과거 1970년대 감성을 낼 수 있는 곡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저 진짜 이런 거 해보고 싶어요!"라고.
Q. PK헤만: 정성을 많이 들인 곡 같았어. 안영민 작곡가 스타일인 것 같으면서 묘하게 달랐거든. 내 한 줄 평은 "천재 작곡가와 천재 보컬이 드디어 만나 예쁜 성과를 냈구나"였어. 이런 감정선을 어떻게 끌어냈는지도 궁금해. 나이가 그렇게 많지도 않잖아?
A. 보람: 아마 그건 제가 데뷔를 일찍 한 탓일 거예요. 지금 32살, 곧 33살이에요! 원래 1987년생이지만, 친구들은 1986년생이죠. 족보 정리는 깔끔하게 해놓았습니다. 하하. 요즘 아이돌 후배들은 분위기가 정말 달라서 놀랄 때도 있어요.
Q. PK헤만: 그래 맞아. 다 비슷한 생각이구나. 나이가 많아도 실력만 있으면 음악 작업을 못 하는 건 아니라는 거 알지만. 선배들 입장에서 젊은 친구들의 분위기에 놀랄 때가 많지.
A. 보람: 네, 저희가 아이돌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배들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후배들은 놀랍고. 저희도 갈수록 깊이를 더해나가야죠.
Q. PK헤만: 이건 정말 물어보고 싶었어. 혹시 다시 그룹 활동을 할 생각은 있어?
A. 보람: 아니요.
Q. PK헤만: 단호하네. 다른 그룹으로 합류 제안이 들어와도?
A. 보람: 네. 만약 한다면 씨야로만 해야죠. 제가 지금 와서 다른 팀에 들어간다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까지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에게는 특히. 다시 한다면 저희 멤버들이랑 해야죠.
Q. PK헤만: 그냥 `바른 보컬`이구나. 가장 이슈는 아무래도 <복면가왕>(MBC)이었지.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일단 봤어. 경쟁이 과한 음악 프로그램이 싫어. 음악을 즐기려면 아티스트들이 즐거운 프로그램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A. 보람: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저는 음악을 행복하려고 했는데, 음악 때문에 경쟁하는 게 싫더라고요. 그런데, <복면가왕>(MBC)은 정말 행복하게 했어요. 사실 씨야로 활동할 때, 저는 남규리 씨처럼 눈에 들어오게 예쁘지도 않았고 김연지 씨처럼 가창력으로 돋보이지도 않았어요. 애매한 포지션이었죠. 그런 저에게는 다시 한번 제 목소리를 알리는 기회가 됐거든요. 저에게 별 기대가 없던 분들이 무대가 공개된 후,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 "보람만의 짙은 색깔이 있더라"라는 반응을 보내왔죠. 저를 찾은 낯선 경험이 된 거예요.
Q. PK헤만: 적극적인 자세인데! 일단 붙어보겠다는 태도. 그런 프로그램에 나가기를 결심하는 것 자체가 사실 쉽지 않잖아. 가수에게는 발가벗는 느낌이기도 하고. 보람 씨는 벌써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긴 거 아닐까.
※ PK헤만의 라이브 칼럼 A3 | 바른 보컬, (씨야) 이보람 ②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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