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출연: 윤정숙,정학규 대표 (그린인슐레이터)
한상춘: 최고의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어떤 기업이든, 해당 분야의 강점을 갖고 주력사업을 하는데 그 중에서도 단열재 전문제조를 하고 계신데 기업소개부터 해주시죠!!
정학규:그린인슐레이터는 단열재를 전문으로 연구개발 및 제조하는 기업입니다. 2006년에 설립하여 12년 동안 단열재 산업에 주력하고 있고, 건축용 및 산업용에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최초이며, 특히, 진공단열재로 사업을 집중하기 위해 2017년 2월에 그린인슐레이터로 사명을 변경하여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상춘: 단열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건축 자재 정도로만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지 않습니까?
윤정숙: 단열재는 내외부의 열 전달을 차단하는 재료입니다. 건축 자재로 쓰일 뿐만 아니라,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 콜드체인 분야, 단열문, 반도체 및 베터리 저장장치 등 다양한 곳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단열재는 크게 유기단열재와 무기단열재로 구분이 됩니다. 국내 시장의 75%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스티로폼과 같은 유기단열재와 글라스울, 진공단열재와 같은 무기단열재로 구분합니다. 유기단열재는 가격이 저렴하여 단열성능은 좋지만 화재 발생시 유해,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무기단열재는 화재에 안전하고 선진국에서 주로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한상춘:그렇다면 그린인슐레이터에서는 주력해서 제조하고 있는 단열재가 어떤 것인가요?
정학규:자사의 주력제품은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하여 2014년도에 진공단열재 개발에 성공하여 슈퍼백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하였습니다. 미세공기층에 의해 열전달이 이루어지는 일반 단열재와 달리 슈퍼백은 내부를 진공처리하여 단열성능을 15배 이상 향상시킨 단열재로 최고의 성능을 가지는 단열재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어지는 스치로폼을 비교하면 슈퍼백의 단열성능이 17배 이상 뛰어나며, 불연자재로 화재에 안전하며, 건축물의 화재 발생시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물적,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고성능 단열재입니다. 또한, 공공기관이 우선구매할 수 있는 성능인증, 국토교통부에서 인증하는 녹색 기술인증을 획득하였습니다.국내 중소기업에서 진공단열재를 개발 및 제조하는 기업은 자사가 유일합니다.
한상춘: 그렇다면 단열재에도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효용성에 큰 차이가 있다는 건데 잘못된 단열재를 사용해서 큰 손실을 입게 되는 사례가 대형 화재 현장과 같은 경우겠죠?
윤정숙: 앞서 말씀드렸듯이, 국내 단열재 시장은 75%를 스치로폼과 같은 유기단열재가 점유하고, 유기단열재는 연소 시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을 비롯하여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발생시켜 호흡기관 장애를 일으키고 노출될 경우 인명 피해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에 발생한 제천 스포츠 화재,
2018년 1월 발생한 밀양 요양병원 화재와 같은 대형화재사고의 경우도 유기 단열재로 인한 유독 가스로 피해가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상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들어가 있어서 간과하기 쉽지만, 위기 발생시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제대로 된 선택을 해야겠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내기 위해선 많은 기술력 확보는 물론,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학규: 시장에 새로운 제품이 필요한 시기에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2010년에 국내에는 진공단열재에 대한 시장도 없었고, 국내에 진공단열재 원자재를 제조하는 업체도 없었기 때문에, 국외 세미나와 전시회에 참여하여 시장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업계종사자들과 접촉하여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원자재 수급을 위하여 수많은 업체들과의 미팅을 통하여 적합한 사양의 원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급받은 샘플로 시제품을 제작하였고, 지속적인 개선을 통하여 현재의 진공단열재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한상춘: 신념을 가지고 도전한 결과 좋은 결과물을 얻었는데 국내와 해외를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우리나라 단열재도 시장 경쟁력이 있나요? 환경 기준이 다른 경우도 있어서..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도 있던데
윤정숙: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는 무기단열재가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우고 건축물의 에너지 기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2030년까지 오존층 파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기단열재 사용은 줄고 무기단열재 사용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추세를 고려할 때 슈퍼백은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있는 제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물론 국가에 따라 건축 법규가 다르고 건축자재에 대한 인증을 요구하는 국가도 있어,일반적인 소비재와는 달리 충분한 시장조사와 사전준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 호주, 싱가포르, 중국 등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진행 중에 있으며, 최근에 중국 건축 시장에 첫 수출을 이뤄냈습니다.
한상춘: 그렇다면, 이 어렵고도 중요한 분야의 사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는지 그게 궁금해지는데요?
정학규: 전신인 세영폴리머의 불의의 화재로 전소가 되면서 다시 재건을 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엄청난 고민이 쌓였을 때 주위의 수많은 도움과 조언으로 다시 한 번 해보자고 하는 마음으로 재창업을 하였습니다.
한상춘:창업 이후, 단열재 시장은 어땠나요? 사실 치열하지 않은 분야가 없기 때문에 시작부터 쉬운 길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윤정숙: 창업 초기에는 단열재의 시장이 체계적인 구조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는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왜 저렴한 단열재가 있는데 굳이 비싼 단열재를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작은 중소기업이다 보니 항상 자금에 대한 부분이 힘들었습니다.
한상춘: 반대로 정말 사업 시작하기 참 잘했다고 느낄 때도 있지 않았을까요?
정학규: 관공서와 아파트에 설계가 적용되어 큰 호평이 있을 때 뿌듯함, 우리 직원들이 협력하여 이루어낸 성과로 생각이 되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상춘: 그렇다면 그런 과정을 통해 대표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 원칙과 철학이 있을텐데
윤정숙:아름다운 동행이라 할 것 입니다.사람과 기술이 동행을 하고 현재와 미래가 동행을 하면, 앞으로는 기술 혁신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한상춘: 지금까지도 잘 하셨지만 앞으로도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게 될 텐데요. 현재는 어떤 로드맵을 그리고 계신가요?
정학규: 건축방면에는 조달청의 우수조달제품 인증과 LH공사의 신기술인증을 통해 관공서와 아파트 방면에 집중을 할 예정이고, 산업방면에서는 냉장고, 가전용품 뿐만 아니라 산업용품에 적용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여 다양한 방면에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열재로 한우물을 팠으니 한국의 최고의 단열재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한상춘: 그렇다면 <그린인슐레이터>를 비롯한 더 많은 기업들이.. 앞으로 혁신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역할이나 지원이 꼭 필요할텐데 기업인, 경영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내신다면?
윤정숙:중소기업 기업부설연구소 부분을 말씀드릴까 합니다.“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과여서 죄송합니다” 라는 뜻입니다. 문과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생겨난 말입니다.중소기업의 경우 기업 연구소에서 일하는 문과생들이 연구원으로 인정되지 않아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있어 기업들이 문과생의 채용을 꺼리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이 인원이 2-3년 지나가면 이공계생과 기술적인 부분이 거의 동일합니다. 이것이 불필요한 규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일정기간 충족이 되면 그 능력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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