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장사들이 최근 들어 적자 계열사나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장기간 지속된 경기 불황에 맞서 회사의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건데요.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 상장사들이 사업을 축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요?
<기자>
LG전자는 곧 수처리 관리·운영회사인 하이엔텍과 환경시설 시공회사인 엘지히타치워터솔루션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후 진행 중인 LG전자의 전체 사업 재편에 본격 나선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여기에 화학주로 알려진 코오롱머티리얼즈는 지난달 말 그룹의 첫 사업이었던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등 원사사업을 중단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국내 섬유산업이 후퇴하는 데 따라 그룹 자체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둔화되자 회사 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대기업들이 몸집 줄여나가고 있는건데, 이런 상황은 중소·중견 기업들도 비슷하다고요?
<기자>
먼저 코스피에서는 KC그린홀딩스가 자회사인 케이씨글라스의 동테이프 생산·판매를 중단할 계획이고, 한창제지의 경우 회사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일반 백판지를 생산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코스닥에서는 에어컨· 냉장고 부품을 만드는 에스씨디와 철강재 물류 회사인 유성티엔에스는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지난달 말 공시했습니다.
<앵커>
이처럼 상장사들이 잇따라 계열사를 내놓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대기업의 경우 현재 진행중인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상대적으로 성장 전망이 어두운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경기 불황이 시작된 가운데 최저 임금 상승에 따른 제조업 기반 사업이 그 타깃이 된 겁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제 자체가 좋지 않은 가운데 이미 성장성이 약화된 제조업 기반 사업에 최저임금 상승이란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다만 상장사들의 이런 움직임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요?
<기자>
물론 사업을 구조조정한다는 측면은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기업 전체의 성장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당장 부실 계열사나 성장성이 약화된 사업이 재빠르게 정리되면 그룹 자체에서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른바 `사업별 옥석가리기`가 진행된다면 기업의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도리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반대로 무분별한 덩치키우기에 힘쓰는 기업을 경계해야 한다는 해석도 나올 수 있겠네요?
<기자>
일부 상장사들이 연초만 되면 추가 사업을 진행한다는 공시를 종종 내놓습니다.
하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해당 사업이 주력 사업과 아예 연관이 없거나 주가 부양책의 일환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서 사업의 연관성을 따지지 않고 중국발 화장품과 제약·바이오 등의 사업을 무분별하게 키워온 기업들의 주가 대부분이 반짝 상승에 그쳤다"며 "몸집을 줄이더라도 수익성과 성장성이 확보된다면 관련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현재 국내 경기는 장기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장사들은 일제히 덩치를 줄여가며 저마다의 재기의 발판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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