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맥주 국내 상륙...'ℓ당 천원' 가능할까

입력 2019-04-17 13:36   수정 2019-04-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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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칭따오`와 `하얼빈` 맥주에 이어 제3의 중국 맥주가 우리나라에 출시됐다.

국산 맥주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중국 맥주가 전 세계 맥주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된 한국에서 소비층을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류 수입업체 현원코리아는 중국 화윤설화맥주의 `슈퍼엑스`(SuperX) 브랜드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원코리아는 중국 화윤설화맥주의 국내 독점 판매 법인으로 지난해 4월 정식 출범했다.

김준영 현원코리아 대표는 한국코카콜라 마케팅을 거쳐 오비맥주 사장, 해태음료 사장, 놀부 사장 등을 지내며 주류·외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슈퍼엑스 브랜드를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다"며 "수입 맥주 시장이 포화라는 시각도 있지만 풍미와 경쟁력으로 국내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겠다"고 말했다.

`슈퍼엑스`는 역동적인 이미지의 포장을 앞세웠다. 중국 간체자 한자 표기를 포장에 적용해 중국 브랜드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병에 인쇄된 `용틈천애(龍闖天涯)`라는 슬로건은 `세상 끝까지 용감하게 달려간다`는 의미다.

독일 고품질 허스부르크 홉과 뮌헨 맥아를 넣었고, 송백·감귤 향을 첨가해 과일 맛을 살렸다.

설화맥주가 속한 CR그룹은 부동산 개발, 전력, 가스, 시멘트, 제약·바이오·맥주 사업 등을 하는 중국 국영 기업이다.

신동수 현원코리아 마케팅본부장은 "국내 젊은 층이 선호하는 부드러운 풍미와 청량감을 맥주"라며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중국에서는 지난해 3월 출시됐다. 그룹 갓세븐의 잭슨이 브랜드 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국내용은 알코올 도수 3.8%로 출시된다.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용 시장에서는 500㎖ 캔, 업소 시장에서는 330㎖·500㎖ 병으로 나온다.

설화는 중국에서의 판매량을 토대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6.1%를 차지한다.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는 세계 판매량 1위이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26%에 달해 2017년에 1천181만9천㎘를 팔아치웠다.

13억 중국 시장을 토대로 `세계 점유율 1위`를 확보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산`이라는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넘을 수 있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슈퍼엑스`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국내에서 `ℓ당 천원`이라는 초저가 전략은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중국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현지 대형마트 가격이 500㎖ 캔 기준 6.99위안(약 1천183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신동수 본부장은 "국내에 들어오면서 세금 등을 더하면 `ℓ당 천원`은 어렵다"면서 "국내 정서상 `4캔에 만원` 수입 맥주가 보편화 돼 있기 때문에 최대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대가 다르기 때문에 `칭따오`는 우리 경쟁 상대가 아니다"라며 "올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원코리아가 화윤설화 모든 제품에 대한 국내 판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 중국 현지 대형 마트 기준 병당 3위안(약 507원) 미만에 팔리는 저가 제품 `설화 스노우` 등을 수입한다면 `ℓ당 천원` 시장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설화`라는 이름 때문에 상표권 문제라는 `복병`이 등장한다. 국내에서는 `설화수`를 생산하는 아모레퍼시픽이 `설화`라는 이름으로 상표권 등록을 해 놓은 상태기 때문이다.

김준영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이 오랜 기간 `설화`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하거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 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고용 로펌에서 이야기하더라"며 "이번에는 `슈퍼엑스`를 먼저 출시한 뒤 연말께 상표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현원코리아는 국내 매출 목표를 18만4천500 상자로 잡고, 다음 달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시작으로 가을께 음식점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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