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군함 충돌할 뻔…15m까지 근접 '아찔한 상황'

입력 2019-06-0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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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군함이 7일(현지시간) 공해상에서 자칫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 군함은 가깝게는 15m 거리까지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러시아 전투기와 미 해군 해상초계기가 근접비행하며 긴장이 조성된 가운데 해상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미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해군 순양함 챈슬러즈빌함과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구축함 아드미랄 비노그라도프는 이날 오전 11시45분께 충돌이 우려될 정도로 초근접했다.
CNN이 입수해 보도한 영상을 보면 러시아 구축함이 미 해군 순양함 곁으로 바짝 다가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보도된 영상은 미군 측에서 찍은 것이다.
자칫 대형 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었던 상황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는 정반대의 설명을 내놓으며 책임 공방을 벌였다.
미 해군 7함대 대변인인 클레이턴 도스 사령관은 "러시아 구축함이 우리측 챈슬러즈빌함을 상대로 위험한 기동을 했다"면서 "50피트(15m)에서 100피트(30m) 거리까지 다가왔으며 챈슬러즈빌함과 승조원의 안전을 위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이 필리핀해에서 발생했다면서 "챈슬러즈빌함은 직진 항해 중이었으며 사건이 발생할 당시 헬리콥터가 (군함에) 복귀하려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측에서는 사건이 동중국해에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미국 측이 러시아 구축함의 진로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챈슬러즈빌함이 갑자기 진로를 바꿔 약 50m 앞에서 우리 구축함의 항로를 가로질렀다. 충돌을 막기 위해 비상 기동을 수행했다"며 미측을 비난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운영국장을 지낸 칼 슈스터는 CNN에 "국제법에 따르면 선박들이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서로 지나갈 때는 1천야드(914m) 정도"라면서 "특히 항공작전을 수행할 때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측을 압박하라고 지시했을 것"이라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한 기간에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정치적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사흘 전인 4일에는 러시아 전투기가 지중해 상공에서 3시간 동안 세 차례 미 해군 소속 해상초계기에 근접비행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당시 러시아 전투기가 150피트(45m) 거리까지 접근하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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