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팝니다"…불 꺼진 반월·시화 공단

전민정 기자

입력 2019-09-04 17:43   수정 2019-09-0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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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중소제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경제보복 등으로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인건비 부담까지 늘면서 전국 산업단지의 중소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더 이상 돌리기조차 어려운 처지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최대 중소 제조업 밀집 지역인 경기 안산의 반월·시화 산업단지.

    자동차·전자·기계부품업체와 도금·주물·금형 등 뿌리기업 2만여개가 몰려 있는 곳입니다.

    보시다시피 이곳 반월·시화 산업단지에는 공장 매매 또는 임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습니다. 휴업하거나 폐업하는 중소 제조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매물로 나온 공장 수는 20% 정도 늘어난 상황.

    더욱 문제는 공장을 사려는 수요가 잔뜩 위축되면서 팔려고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데다, 경기 불황으로 일감마저 끊겨 대기업 협력업체가 아닌 영세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제대로 돌리기조차 버겁습니다.

    실제 지난 6월 기준 전국 국가산업단지 가동률은 평균 77.5%. 3년 새 6%나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반월·시화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

    "매물 임대는 많은데 찾는 손님이 없어요. 공장을 더 하고자 하는 사람도 없고... 돈 없어서 그만두고 싶은 사람도 쩔쩔 매고 그냥 억지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축소해서 운영하고 싶어도 찾는 사람이 없으니깐 엄청 어려운 거죠."

    중소기업의 자금사정도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상여금·원자재 대금 등 비용 지출이 늘어나는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자금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는데, 최근 4년동안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중소기업 자금 운용에 숨통을 틔어준다면서 정책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전문가들은 정책자금 지원의 체감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최복희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

    "현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책자금 집행률이 상당히 낮다. 새로운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것 보다는 일선 금융기관에서 이런 정책자금들이 제대로 이행이 돼서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골고루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인터뷰>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인건비 증가나 경쟁 심화로 고통받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특별법 제정 등 국가 차원의 특별 지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중소 제조업체의 몰락을 방치한다면 '대한민국호'는 더욱 가라앉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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