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보다 치명적 '미국 독감'…넉 달간 8,200명 숨져

입력 2020-01-31 22:52   수정 2020-02-0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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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인플루엔자(독감)가 현재로써는 훨씬 더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번 겨울 미국에서 1천500만명이 독감에 걸렸고 이 가운데 8천200명 이상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 최소 54명은 어린이다.
이에 비해 이날 현재 신종코로나 확진자는 세계적으로 1만명 정도이고, 사망자는 213명이다. 사망자는 아직까지는 중국에서만 나왔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전염병이며, 감기보다 증상이 아주 심하고 전염성이 강해 단 며칠 만에 급속도로 퍼진다. 한국은 12월부터 다음 해 3월 초까지 독감이 유행한다.
미국 국립앨러지 및 감염병 연구소는 특히 이번 2019∼2020 독감 시즌이 지난 10년간 최악의 시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이번 겨울 미국에서 최소 14만명이 독감 합병증으로 입원했는데, 그 숫자는 독감 확산이 활발해지면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겨울 독감 활동이 11주 연속 활발했고 앞으로 몇 주간은 더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감은 미국인들이 달고 사는 일종의 `상수`가 됐다.
템플대 의대에서 가정 및 공동체 의학 수석을 맡고 있는 마곳 사보이 박사는 바로 이러한 친숙성 때문에 사람들이 독감을 과소평가하는 탓에 결과적으로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겨울철에 우리는 모든 바이러스 질환을 뭉뚱그려 심한 감기 정도로 안이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리는 독감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과소평가한다"고 말했다.
독감이 위험한 이유는 독감으로 이미 면역체계가 약해진 상황에서 2차 감염에 따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합병증 가운데는 폐렴, 심장과 뇌의 염증, 장기 부전 등이 있으며 일부 치명적일 수 있다.
사보이 박사는 신종 코로나처럼 새로 발생한 감염증은 보통 신기하기 때문에 독감을 무색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독감에 대해 공황 상태를 보이지 않는 것은 보건 당국이 독감을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보이 박사는 "우리는 잘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고 새롭게 출현한 감염증에 대한 정보에 목말라 한다"면서 "어느 것이 진짜 위협적인지 빨리 분간이 안되기 때문에 패닉 상태에 빠지는데, 종종 그럴 필요가 없을 때조차 그렇다"고 덧붙였다.
독감 바이러스는 매해 변종을 일으키지만 대부분 작은 범주에서 변화한다. 이로 인해 그해 나온 백신은 변종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을 보호하는 데 대체로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때로 독감이 희귀한 변종 과정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로 출현해 인체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올해 독감 시즌의 경우 아직 이런 확연한 변종은 없지만, 가장 최근 사례로 2009년 A형 독감 바이러스인 H1N1 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면역이 안돼 있는 상황에서 대유행한 적이 있다.
의료진은 치명적인 독감 합병증을 피하려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하나같이 권고한다.
네이선 초밀로 미네소타 의대 소아과 조교수는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하는 두 가지 중요한 이유로 "자신을 보호하고 (독감으로 남에게 폐를 안 끼치는) 좋은 공동체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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