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예뻐요"…초등 1학년에 '팬티 세탁' 숙제 낸 교사

입력 2020-04-27 15:09   수정 2020-04-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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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학부모들이 가입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 학기 인사를 올리고 과제를 내주는 과정에서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잇달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오전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울산 한 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이상한 점이 많은데,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SNS 캡처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글쓴이 자녀의 담임교사 B(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 개학이 미뤄지자, 지난달 학부모들에게 SNS 단체대화방에 얼굴 사진과 간단한 자기소개 글을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B씨는 학생들의 사진과 인사 글에 댓글을 달면서 `저는 눈웃음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미녀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남들까지…저는 저보다 잘생긴 남자는 쪼매(좀) 싫어한다고 전해주세요`, `우리 반에 미인이 넘(너무) 많아요…남자 친구들 좋겠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 등 표현을 썼다.
A씨는 B씨 댓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다.
신고를 넘겨받은 울산강북교육지원청은 `B씨가 입학식도 하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나름대로 뜻깊은 준비를 하면서, 사진을 보고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칭찬의 의미로 여러 가지 외모에 대한 표현의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면서 `자칫 외모 지성적이고 성적 표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댓글을 달았는데, 앞으로는 외모나 신체적인 표현을 삼가고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답변했다`는 조치 결과를 내놨다.
B씨는 그러나 최근 SNS를 통해 주말 효행 숙제로 `자기 팬티 빨기(세탁)`를 내주면서 사진을 찍어 함께 올려달라고 게시했다.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이 조금 어려운 성공 경험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학부모들이 손으로 속옷을 세탁하는 자녀 사진을 올리자 B씨는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이쁜 속옷, 부끄부끄`, `분홍색 속옷. 이뻐여(예뻐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A씨는 `교육청에 신고해서 반성한다는 답변도 받았는데, 댓글을 전혀 지우지도 않더니 또 이러길래(부적절한 과제를 내주기에) 글을 올렸다`고 게시물에 썼다.
A씨는 이후 게시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일부 학부모 항의를 받아 SNS 캡처 사진은 삭제한 상태다.
이를 두고 애초 문제가 불거졌을 때 울산교육청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이 속옷 빨래 과제 등 2차 피해를 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사의 열정 과잉과 표현 미숙` 정도로 여길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후속 조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이날 연합뉴스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후에 "성희롱 의심 정황을 112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또 B씨를 모든 업무에서 배제하고, 담임교사도 바꾸도록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부적절한 인사로 주의를 받은 뒤에도 B씨가 다시 주말 과제로 속옷 세탁을 내주고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당황스럽다"면서 "교육청 특별조사와 경찰청 수사 의뢰를 병행하고,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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