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자사를 겨냥한 미국의 제재 강화에 "화웨이 한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관련 산업에 심각한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반발했다.
18일 중국매체 신랑(新浪)과학기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반도체산업 등 전 세계적 협력의 신뢰 기반이 파괴될 것이다. 또 산업 내부의 갈등과 손실은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 15일 자국의 반도체 관련 기술을 일부라도 활용하는 회사에 대해, 화웨이가 설계해 주문하는 반도체 제품을 만들어 팔려면 반드시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새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성명이 미국의 제재에 대한 화웨이의 첫 공식반응이라고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오른 뒤에도 미국법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미국이 화웨이의 발전을 억압하기 위해 많은 협회·산업 등의 우려를 무시하고 제재 강화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결정은 자의적이고 치명적이며, 전 세계 산업 전체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외국 선진기업을 공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 세계 화웨이 이용자·소비자의 권익을 외면했다. 이는 미국이 주창해온 `사이버 안보`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또 "미국이 자신들의 기술적 우위를 이용해 타국 기업을 억압한다면 미국 기술요소를 사용하는 데 대한 타국 기업의 신뢰만 약해질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업무상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며, 고객사와 공급업체들도 함께 차별적 규정에 따른 악영향을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보다 직접적으로 미국의 제재를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IT즈자(之家)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위 CEO는 이날 지인들과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미국이 제재 명분으로 삼는) 소위 사이버 안보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관건은 화웨이가 미국의 기술 패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 CEO는 이 발언 밑에 `미국은 왜 화웨이를 죽이려고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 링크를 달아놓기도 했다.
미국이 발표한 이번 제재는 사실상 화웨이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MSC와의 고리를 끊기 위한 조처로 평가된다.
작년 5월부터 시작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퀄컴 등 미국 회사들로부터 반도체 부품을 사들이기 어려워졌다.
이에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대만 TSMC에 맡겨 생산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 기술 전문 매체 지웨이왕(集微網)에 따르면 하이실리콘은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 발표가 나기 직전 TSMC에 7억 달러(약 8천600억원)어치의 반도체 제품을 발주했다.
지웨이왕은 이번 주문량이 화웨이가 한 분기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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