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한국, 일본자산으로 경제 발전…자체 보상해야"

입력 2020-06-07 11:17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 판결에 따라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강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 우익 언론은 일본 자산이 한국 경제 발전의 토대가 됐으니 배상 문제는 한국이 자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주재 객원논설위원은 7일 `발전의 근원은 일본 자산`이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패전 후 일본인이 한반도를 떠날 때 남긴 거액의 재산이 미국을 거쳐 한국 측에 양도됐고 "경제발전의 기초가 됐다"며 이런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일본이 남긴 자산총액이 당시 통화로 52억 달러였고 현재 가치로 수천억달러(수백조원)는 될 것이라며 "방대한 일본 자산을 생각한다면 최근 징용공 보상 문제 등처럼 이제 와서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자산을 압류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른바 과거 보상 문제는 모두 한국에서 처리하면 될 이야기"라고 썼다.
그는 일본이 식민지 지배를 끝내고 한국을 떠날 때 두고 간 재산(적산<敵産>)에 관해 다룬 이대근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저서 `귀속재산연구`(2015년)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런 주장을 폈다.
이 명예교수는 이영훈·김낙년·이우연·주익종 등 `반일종족주의`의 주요 저자가 몸담은 낙성대연구소 창립자다.
구로다 객원논설위원은 SK그룹의 모체인 선경직물이 식민지 시절 일본인의 회사였다면서 "1945년 패전으로 일본인이 철수한 후 종업원이었던 한국인에게 불하돼 한국 기업이 됐다"고 쓰기도 했다.
앞서 일본 정부도 한일 간 과거사 대립이 격해진 시기에 `일본이 한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메시지를 뿌렸다.
일본 외무성은 2015년 각국 언어로 제작한 `전후 국제사회의 국가건설: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일본`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1951년에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의해 국제사회에 복귀한 일본은 1954년 미얀마를 시작으로 일찍부터 아시아 각국에 대한 경제협력을 개시했다"며 포항종합제철소 건설 등을 사례로 들었다.
구로나 객원논설위원의 칼럼이나 외무성의 동영상은 식민지 지배 과정에서 발생한 수탈, 착취, 인권 침해 등의 실상은 소개하지 않고 일본이 남기거나 제공한 것만 부각했다.
징용 과정에서 다수의 불법 행위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배상 책임이 한일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단과는 큰 차이가 있다.
앞서 대법원은 일본 기업이 징용 피해자를 부린 것이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징용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일본 기업이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확정판결했다.
대법원은 "강제동원 위자료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일본이 한국에 지급한 경제협력자금과 불법 행위에 대한 배상 책임은 별개라는 의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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