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24시간 파업 돌입…주요 대학병원 "혼란 없다"

입력 2020-08-07 11:02   수정 2020-08-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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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 (사진=연합뉴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해 7일 하루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은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를 대체할 인력을 투입·배치한 상황이어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진료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으로 인한 업무 공백이나 우려했던 의료혼란 등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전체 전공의 1만6천명의 약 70% 정도가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대전협은 추산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본원 내과 종합구역 진료실 앞에는 약 10여명이 넘는 환자가 평소와 다름없이 대기 중이었다. 진료를 시작한 교수 앞 대기석은 빈자리 없이 빽빽했다.

대기 환자 명단과 예상 대기시간을 알리는 안내판에 `10분 상담 지연` 등이 뜨기도 했지만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상황도 마찬가지다. 평소처럼 입·퇴원 수속 로비와 외래진료 앞 대기석이 환자로 붐볐다. 환자들은 평소보다 더 대기시간이 길어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응급실도 크게 다르지는 않는다는 게 복수 병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응급실 업무에서 빠진 전공의 대신 진료과별 전임의와 교수들이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역시 간호사 인력 등이 배치돼 있어 전공의의 집단휴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 문 앞에 부착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다만 각 병원은 환자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외래진료 대기시간이 다소 길어질 수는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교수의 외래진료를 보조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이동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전공의들이 업무에서 빠진 데 따라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다소 길어질 수 있어 불편하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진료에 큰 차질이 없도록 조치했고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병원들은 시급하지 않은 수술, 검사 등은 이미 일정을 변경한 상황이어서 이 부분도 문제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예고된 집단휴진이었기 때문에 사전에 진료과별로 대체 인력을 배치하고 근무를 조정하는 조치를 마쳤다"며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어서 가능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과대학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우는 가운데 병원에 남은 일부 전공의들도 있다.

서재현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는 "전공의 50명은 병원에 남아서 교수와 전임의를 백업하기로 했다"며 "환자들이 의료 공백은 겪을 일 없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은 응급실 앞에 `환자분들께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여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을 바라는 것"이라며 단체행동에 나서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서관 앞 헌혈 버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전날에는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직접 대전협과 만나 집단휴진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은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김 차관이 일제히 전공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세브란스병원과 전북대병원을 각각 방문해 환자들의 불편이 없는지 살필 방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서의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매우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의료계와 정부는 전공의의 집단휴진이 오는 14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 총파업과 맞물리면서 장기화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오늘 하루는 큰 차질이 없겠지만 문제는 장기화했을 때"라며 "전공의들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필수 업무만 남기고 다른 진료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전공의들은 집단휴진과 함께 서울 여의도 등 전국 곳곳에서 야외집회를 열고 릴레이 헌혈 등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 계획 등의 문제를 알리는 투쟁도 병행한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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