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등 돌렸다…"강경화, 대국민 사과해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미국 출국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오는 등 격앙된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불거진 이번 논란이 정치 쟁점이 돼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4일 돌봄 취약 계층 현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 남편 문제에 대해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목적이 요트 구매와 여행으로 알려진 데 대해 여당 대표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고위 공직자이자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에 민주당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영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며 "코로나19로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한 원내 관계자는 강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 "이낙연 대표가 부적절하다고 언급하고 그 이상은 말하지 않은 정도가 딱 현재 당내 분위기"라고 기류를 전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간부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특히 국감을 앞두고 이 문제가 정치 쟁점이 될 경우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국민을 향한 한 층 더 낮은 자세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좀 더 목소리를 크게 해서 국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다만 강 장관이 자질이나 능력 면에서 국민께 실망을 드린 것은 아니기에 빠른 입장 표명을 하면 국민의 분노도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화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