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상장 이후 급락한 가운데 기관이 보유한 주식이 앞으로 한 달 안에 대량으로 풀릴 예정이어서 주가 충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미 높은 가격으로 약 4천억원어치를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의 걱정이 한층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앞으로 한 달 안에 의무보유 기간을 마치고 시장에 풀리는 기관투자자 보유 빅히트 주식은 총 152만7천여주에 이른다.
이들 주식은 기관이 이번 공모에서 배정받은 총 428만2천주 중 35.68%다. 이 중 1만3천여주는 의무보유 기간이 15일, 26만2천여주는 1개월이다.
현재 유통 가능한 빅히트 주식이 약 670만주임을 고려하면 이의 약 23%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에 새로 추가된다.
게다가 이미 상장된 보통주 외에 상환전환우선주 88만8천여주도 언제든지 보통주로 전환돼 추가 상장될 수 있는 상태다.
이 상환전환우선주는 중국 벤처캐피털 레전드캐피털이 웰블링크(Well Blink Limited) 명의로 보유한 것이다.
이에 따라 빅히트 주가가 지난달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처럼 수급 영향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한 달 뒤인 지난 12일 1개월 의무보유 기간을 끝낸 물량이 시장에 나오자 주가가 7.36%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직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에 하루 더 상한가로 8만1천1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길을 탄 끝에 현재(지난 16일 기준) 주가는 4만5천850원으로 고점 대비 약 43% 떨어져 시초가(4만8천원)마저 밑돌고 있다.
문제는 조만간 시장에 풀릴 빅히트 물량이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한 달 동안 454만여주(의무보유 기간 15일 물량 포함)가 풀렸는데 이는 최초 유통 가능 주식의 약 30%에 해당하며, 전체 보통주 대비 지분율은 6.16%였다.
빅히트의 경우 상환전환우선주까지 더하면 앞으로 한 달 안에 새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은 총 241만6천여주로 현재 유통 가능 주식의 약 32%, 전체 보통주 대비 지분율은 6.96%로 모두 카카오게임즈보다 높다.
따라서 빅히트가 카카오게임즈 이상의 수급 충격을 겪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빅히트 주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 15일 4.44% 하락에 이어 16일에도 22.29% 떨어져 이틀간 총 25.74% 급락했다.
이 기간 3천91억원어치를 내다 판 기존 주주(기타법인)를 필두로 외국인, 기관이 물량을 쏟아내는 동안 개인은 4천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의 평균 매입 단가는 26만3천원대로 현재 주가보다 6만원 이상 높아 평균 손실률이 약 24%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상장 직후 상한가를 찍었다가 이후 하락세를 타 고점 대비 하락률이 42.88%에 이르면서 고가에 빅히트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속앓이하고 있다.
다만 주가가 이미 상당히 내려가 추가 하락 여지가 그만큼 작아졌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 8개 증권사가 제시한 빅히트 목표주가 평균은 25만1천500원이다.
이는 현재 주가보다 약 25% 높은 수준으로 증권사들은 그만큼 주가 회복 여력이 있다고 보는 셈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2~3주는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 출회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빅히트의 기본 이익 체력을 고려하면 약 22만~23만원대가 바닥이라고 본다"며 "방탄소년단(BTS)·세븐틴의 앨범 발매 등으로 4분기 실적 방향도 좋아 연말로 가면서 업황과 주가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22% 폭락, 빅히트 주가 20만원도 `흔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donnie@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