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배터리로 1,000마력…테슬라 잡는 '허머' 전기트럭 [궁금타]

송민화 기자

입력 2020-10-31 09:00   수정 2020-10-31 13:47

1,000마력 전기 트럭…GM, 슈퍼트럭 허머(HUMMER) 공개
"현대차·쌍용차 EV 픽업 트럭 양산 못 할 이유 없다"
산업부, EV 차종 다양화…내년 '전기 트럭' 출시 계획
GMC 허머(hummer) EV

● 1,000마력 전기 트럭…GM, 슈퍼트럭 허머(HUMMER) 공개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21일, GM 계열사 GMC는 브랜드 최초의 슈퍼 트럭으로 일컫는 `허머(Hummer) EV`를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통해 공개했다. 앞서 티저 이미지가 먼저 나왔을 때에는 실체가 있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마크 로이스(Mark Reuss) 제너럴모터스(GM) 사장은 "이 혁신적인 트럭은 GM이 완전한 전기차(all-electric)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며, "광범위한 성능을 제공하는 얼티엄 드라이브 아키텍처를 토대로 한 허머 EV는 언제 어디든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완벽한 솔루션이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GMC 허머 EV 전면부. 보닛을 열면 엔진 대신 적재 공간이 나온다. 이 공간에 하드톱 형태의 지붕을 분리해 적재할 수 있다.

허머 EV에는 GM의 얼티엄(Ultium) 배터리가 탑재된다. LG화학이 합작사로 만든 것으로 잘 알려진 배터리이다. 구체적으로는 GM이 자체 개발한 EV 주행 구동 체계인 `얼티엄 드라이브`와 연동해 추진 동력을 공급받는다. 얼티엄 드라이브는 2개의 유닛(덩어리)으로 구성되며 유닛 내에 있는 3개의 개별 모터로 동급 최고인 1,00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는 게 GMC 측 설명이다. 허머 EV에는 최대 350kW의 고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된 800 볼트 급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충전 능력은 물론 한번 완충으로 350마일, 킬로미터로 환산하면 563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GMC 측은 분석했다. 이는 픽업트럭임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성능과 전비 효율이다.

허머 픽업 EV 후면 모습.
테슬라 전기차 사이버트럭.

● 테슬라 `사이버트럭` 대항마 될까?

허머 EV 트럭이 공개되면서 대중의 시선은 테슬라 사이버 트럭과의 경쟁 구도로 쏠리는 분위기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 9월 배터리 데이에서 배터리 가격을 전기차 가격의 20%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사이버 트럭은 가격 경쟁력에서도 경쟁사보다 앞서 있음을 의도한 발언이었다. 중장기적으로 전기 배터리의 가격을 보조금 없이 얼마나 낮출 수 있을까가 핵심인데, 일론 머스크는 불과 얼마 전까지 kWh 당 300달러가 넘었던 배터리 가격이 3, 4년 안에 kWh 당 80~90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문제없음을 시사하면서 저속 구간에서도 강력한 힘을 내는 전기차, 그 중에서도 실용적이며 북미지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종인 픽업트럭에 전기 배터리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현대차 콘셉트 픽업 트럭 산타크루즈. 북미 시장 겨냥한 모델.

● "현대차·쌍용차 EV 픽업 트럭 양산 못 할 이유 없다"

픽업트럭 형태의 전기차는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산물이라 할 만큼 자동차 업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픽업트럭이 흔한 북미 지역에서는 어쩌면 예상했던 상황일 수 있겠지만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우리나라 픽업 시장에서는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취재 중 흥미로웠던 부분은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국내 브랜드에서도 전기 픽업트럭을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 등으로 비대면·차박 문화가 급속히 확산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외 픽업트럭시장이 급격히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북미 시장부터 출시할 예정인 산타크루즈나, 이미 렉스턴 스포츠 등 픽업트럭을 양산하고 있는 쌍용차는 내년부터 전기차 시대를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국산 EV 픽업트럭 문이 조만간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회사 가운데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개 업체가 상위권에 올라있는 것 역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김 교수는 "배터리 상위 업체 가운데 3개사가 국내 기업이라 JV(합작사) 형태도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미 1톤 전기 트럭을 양산하고, 산타크루즈와 같은 프레임 온 바디 형태의 픽업트럭은 내년 내연기관 모델부터 출시될 전망이라 조만간 EV 산타크루즈를 출시할 수 있는 재료는 이미 다 갖춘 셈"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 코란도 EV 콘셉트. 쌍용차는 2021년 코란도 EV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1톤 전기트럭 포터 EV. 현대·기아차는 상용차 시장에서 1톤 전기트럭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EV 픽업트럭을 양산할 재료를 이미 다 준비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 현대차 "당분간 EV 픽업 트럭 출시 계획 없어"

하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EV 산타크루즈 출시 계획에 대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산타크루즈는 현재 북미시장 전용으로 분류돼 가솔린만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럭은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차로 출시할 시 배터리를 많이 실어 무거워지는 등 한계가 있다"면서 "트럭의 경우 장거리 운행과 힘을 쓰려면 수소차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오히려 맞을 것이다. 현재 내연기관만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쌍용차 측도 자료를 통해 내년부터 전기차 출시 계획을 알렸지만 코란도 EV를 출시할 예정이며 픽업트럭의 경우 아직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수소 전기트럭인 `넵튠 콘셉트` 북미 지역에서 선보인 바 있다.

● 정부, EV 차종 다양화 `포커스`…내년 `전기 트럭` 출시 계획

결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산업부는 트럭이나 버스와 같은 상용차를 전기차 또는 수소차로 출시하는 계획을 강하게 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환경개선 효과가 큰 트럭이나 버스와 같은 다양한 차종의 실증과 확산이 더딘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차량 1대당 미세먼지 배출 정도를 살펴보더라도 트럭은 연간 4.2kg, 버스 5kg인데 반해 RV 차량을 제외한 승용차의 경우는 0.02kg에 불과하다. 산업부는 대기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친환경 상용차량을 집중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제조사는 오는 2024년까지 5~23톤 범위의 수소트럭과 수소광역버스 등 상용차 라인업을 완비하고, 정부는 민간의 출시준비 일정에 맞춰 부품·소재 개발, 실증, 보조금 지원 등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0.8톤 전기트럭은 내년부터 출시되며, 정부 주도로 국내 완성차 업체를 통해 전기 픽업트럭도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 사이버 트럭과 GMC 허머 EV와 같은 경계를 허문 전기차종이 속속 선보이면서 대세로 떠오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발빠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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