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중국 현지 코로나19 조사팀이 2019년 말 우한(武漢)에서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등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감염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징후들을 발견했다고 미국의 CNN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HO 우한 현지조사팀을 이끈 페터 벤 엠바렉 박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2019년 12월에 광범위하게 돌고 있었다"면서 "이는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재작년 12월 우한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1천명 이상이었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바렉 박사는 WHO의 식품안전·동물질병 전문가로, 최근 중국에서의 조사 임무를 마치고 WHO 본부로 복귀했다.
특히, WHO 조사팀은 이번에 최초로 13종의 유전자 서열이 상이한 바이러스 데이터를 중국에서 확보했다고 엠바렉 박사는 밝혔다.
그는 이 데이터를 2019년 중국의 광범위한 환자 임상데이터와 함께 분석하면 그해 12월 이전의 감염에 대한 지리적 정보와 바이러스 발생 시기 등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이바이러스가 이미 2019년 12월에 13종이 존재했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훨씬 전부터 확산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CNN은 전했다.
호주 시드니대의 감염병 전문가 에드워드 홈스 교수는 이에 대해 "우한에서 2019년 12월에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적 다양성이 존재했으므로, 바이러스가 그보다 더 전에 오랜 기간 돌고 있었을 것"이라고 CNN에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데이터들은 기존의 2019년 12월 전에 인간 감염이 발생했다는 분석과 들어맞고, 우한의 화난(華南) 수산시장에서 코로나19가 발견되기 전에 수수께끼 전파 기간이 있었다는 분석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엠바렉 조사팀장은 이번에 확인한 바이러스 정보가 "일부는 수산시장과 연결돼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엠바렉 박사에 따르면 이번에 WHO의 우한 현지조사팀은 중국의 과학자들로부터 2019년 우한 일대에서 확인된 174건의 감염사례 자료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100건은 진단검사로 감염 사실이 이미 확정됐으며, 나머지 74건은 환자의 증상을 바탕으로 임상적 진단을 내린 사례라고 한다.
우한 조사팀은 또한 중국 당국이 첫 감염 사례로 지목한 40대 중반의 사무직 남성과 대화할 기회도 얻었다. 이 남자는 12월 8일 감염이 당국에 보고된 사례다.
CNN방송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WHO의 현지조사팀이 조금씩 확보하면서 2019년 12월 중순 공식 감염 보고 이전에 오랜 기간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가설에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