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가 무서워요"...발칵 뒤집힌 미술관

입력 2021-06-09 12:32   수정 2021-06-0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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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버틴 라파엘로 걸작, '비둘기 똥'에 비상

`르네상스 거장` 라파엘로의 16세기 직물화(태피스트리)를 전시하고 있는 스페인 왕실이 난데없는 `비둘기`의 침입으로 곤욕을 치렀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마드리드 왕궁 갤러리에 비둘기들이 실내로 날아 들어와 여기저기 배설물을 투척하는 일이 발생했다.
마드리드 왕궁 갤러리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라파엘로 사후 500주년을 맞아 그가 남긴 초대형 직물화 9점을 전시 중이다.
비둘기들은 전시장을 환기하느라 창문이 열린 틈을 타 진입한 뒤 실내 바닥에 `흔적`을 퍼붓고 있으며, 일부는 작품 가까이에 자리 잡고 앉아있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 전시작은 성경 속 장면을 담은 라파엘로의 걸작으로, 약 500년 전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에 그가 손수 전달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번 전시를 맡은 스페인 당국은 실제 피해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직물화 중 어떤 것에도, 어느 때라도, 어떤 손상도 없었다"고 밝히고, 면밀한 조사를 거쳐 실내 비둘기 둥지가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건물 근처에서 목격되는 비둘기가 최근 급증한 데 따라 전시 작품에 접근을 차단하고자 동물에 무해한 초음파 장치 두 대를 설치했다고 당국은 덧붙였다.
당국은 또 관람객 건강을 고려해 환기하면서도 비둘기 침입은 차단할 수 있도록 창문 개방을 조절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수백 년에 걸친 굴곡진 유럽 전쟁사에도 살아남은 라파엘로의 걸작이 고작 `비둘기 공격`에 수난을 겪게 됐다며 갤러리 측 관리부실을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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