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그리고 투자 이슈들 챙겨보는 <김보미의 뉴스카페> 시간입니다.
김 기자, 바로 시작해 볼까요?
<기자>
네, 최근 들어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죠.
반면 우리 증시는 계속해서 코스피 3천선 아래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학개미 투자자들로서는 그야말로 속이 답답한 상황일 텐데요.
11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한미 디커플링.
원인과 전망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뉴욕증시가 어제는 물론 소폭 하락하긴 했는데 그전까지 거의 8거래일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줬죠.
우리 증시와의 디커플링이 11년만에 최대인줄은 몰랐습니다.
실제로 어느정도까지 벌어진 겁니까?
<기자>
차트를 준비했는데요. 같이 보시겠습니다.
빨간색 그래프가 코스피, 그리고 분홍색 그래프가 S&P지수 추이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앞단을 보시면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가 대체로 같이 움직이고 있죠. 상승하고 상승하는.
그런데 올해 8월 경부터 빨간색 그래프, 우리 증시가 훅 꺾이면서 분위기가 바뀝니다.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타고 올라가는 반면, 우리 증시는 힘을 쓰지 못하고 흘러내리고 있는 거죠.
<앵커>
미국 증시는 사실 올들어서 계속 강한 흐름을 이어왔기 때문에 최근의 흐름은 우리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는 요인이 커보이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충격 차이를 원인 중 하나로 꼽습니다.
똑같은 글로벌 공급망 이슈지만, 우리나라와 미국 증시가 받는 충격의 크기는 달랐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IT, 자동차, 경기민감 업종(시클리컬) 비중을 비교해보면 미국 S&P에서는 관련 기업이 전체의 28.8%인 반면, 우리 코스피에서는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로 비교해 보면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코스피부터 살펴보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LG화학, 삼성SDI, 현대차, 기아 등 반도체와 배터리, 차량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들 비중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반면 미국 증시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등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기업들이 눈에 띕니다.
애플이나 아마존 등의 경우에는 공급망 이슈 영향을 받고 있는 기업들도 일부 있지만, 이를 상쇄시켜줄 다른 기업들이 우리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겁니다.
<앵커>
미국은 서비스나 플랫폼 관련 기업들이 많은 반면에 우리는 주로 제조업 중심이라서, 이런 부품이나 원재료가 공급이 안될 때 피해가 더 클수밖에 없겠죠.
다른 원인도 있습니까?
<기자>
중국 경제의 영향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 증시가 대체로 소비재 중심 기업 비중이 높다면, 우리 증시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기업 비중이 높은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은 전체 수출총액의 1/4을 넘습니다.
그 다음이 미국으로 14.5%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휘청인다? 그럼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겠죠.
결국 우리 시장이 중국 시장을 따라 같이 흔들리면서 미국과는 더 멀어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중국 증시와 커플링되고 있는 시점이 9월 말부터인데, 이때 중국은 최악의 전력난 그리고 헝다위기로 악재가 하나둘 터지던 시기였습니다.
<앵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 또다른 원인도 있나요?
<기자>
외국인 수급 약화에서 이유를 찾기도 합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신흥국 전반에 경계감이 확대되고 있고,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향후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달러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신흥국 전반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약화됐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으로 몰려가게 돼 있죠.
여러모로 우리 증시가 사정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앞으로는 이 디커플링, 어떻게 될 걸로 보입니까?
<기자>
그동안 우리 증시와 미국 증시와의 관계, 그리고 중국 증시와의 관계는요.
사실 같이 갔다가 또 멀어졌다가를 반복해 왔습니다.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이 심화됐다면 또 언젠가는 다시 커플링으로 간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문제는 그 시기가 언제냐가 될 텐데요.
증시 전문가들은 연내 해소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결 과제로 중국의 경기 회복, 글로벌 공급망 병목 해소, 에너지가격 진정 등을 꼽고 있는데요.
디커플링 해소 시점으로는 빠르면 내년 1분기 말, 늦어지면 내년 상반기 말로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흘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력공급 정상화를 선언하며 장기집권을 위한 민심 다독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헝다사태는 여전히 진행형이라 아무리 빨라도 내년 3월 양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양회에서 중국 경기 부양책들이 대거 나오거든요.
그리고 에너지 가격의 경우에도 올 겨울 유럽지역 강추위가 예상되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가격 급등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일단 겨울을 넘겨야 진정세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중국 상황에 달렸다는 말이 되겠네요.
정말 미워도 마냥 미워할 수가 없는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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