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테니스 대회가 열리고 있는 호주 멜버른 파크 테니스장에 한 팬이 `펑솨이는 어디에`(Where is Peng Shuai?)라고 적힌 티셔츠 입고 등장했다. 그러나 대회 측이 정치적 구호를 이유로 티셔츠 착용을 금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3일 "대회 경호 요원이 `펑솨이는 어디에`라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은 팬에게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해당 문구도 보이지 않게 하라고 요구하는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에 등장한 현지 경찰은 "호주오픈은 대회장에서 정치적 구호를 금지하고 있다"며 해당 문구를 대회장에서 공개적으로 보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이후 해당 티셔츠와 이 팬이 들고 있던 배너는 경호원에 의해 압수됐다.
호주 테니스협회는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는 별개로 팬들이 대회장에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거나, 관련 구호를 내걸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36세인 펑솨이는 2011년 단식 세계 랭킹 14위, 2014년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중국 테니스 선수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장가오리(76)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으나 이후 해당 소셜 미디어 계정이 사라지고, 펑솨이의 행방도 묘연해져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후 펑솨이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은 잘 지내고 있으며, 성폭행당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계속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이어지자 중국은 관영 매체들을 통해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을 공개하며 펑솨이의 신변에 문제가 없다고 밝혀왔다.
지난주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야오밍 중국 농구협회장이 "지난해 12월 상하이에서 펑솨이와 함께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관람했고, 좋아 보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펑솨이와 영상 통화를 통해 그의 안전을 확인했다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2월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에 펑솨이와 식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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