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셸부터 볼보·메타까지…러시아서 발빼는 기업들

입력 2022-03-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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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경제적 제재가 이어지자 기업들도 러시아에서 빠르게 철수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이터통신과 CNN 방송 등 보도에 따르면 금융회사부터 에너지 기업,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사에 이르기까지 러시아로의 수출을 줄이고 파트너십을 중단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다.

앞서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응징 차원으로 6천300억 달러(약 752조원)에 이르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접근을 제한했다. 또 일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하기로 했고,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영공 진입을 금지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서방의 금융 제재에 따라 여러 러시아 금융기관들과의 결제망을 차단했다. 셸과 BP,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러시아에서 빠져나오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선언으로 미국 엑손모빌이나 프랑스 토탈에너지처럼 러시아 석유와 가스 사업에 많은 지분을 보유한 회사들도 동참해야 하지 않느냐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볼보와 GM은 러시아에서 연간 1만2천대의 자동차를 판매하지만, 러시아로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러시아 3개 자동차 공장의 지분 50%를 보유한 포드는 철수 계획은 발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기금들도 러시아 자산 매각에 나설 태세다.

피오나 마 캘리포니아 재무부 장관은 28일 성명을 통해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연기금이 러시아 자산을 매각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캘리포니아가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매우 분명하고 명확한 응답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보스턴에 있는 제빈 자산운용사 회장 소니아 코왈은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투자 회수 발표가 곧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상대방의 항공기에 대해 영공 폐쇄를 발표하자 동·서 비행로가 장기간 봉쇄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

러시아와 인접한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는 영공 폐쇄 결정에 올해 경영 전망을 전면 철회해야 했고, 주가는 20% 넘게 하락했다.

미국은 아직 러시아 항공편 운항 금지 결정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당수 미국 항공사들이 아시아와 세계 곳곳으로 가기 위해 러시아 상공을 지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대 IT 기업들부터 할리우드 영화사들도 러시아 제재에 일부 가세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러시아 국영 언론 매체의 계정이 자사 플랫폼에서 광고나 영리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했다. 트위터도 가짜 뉴스 등에 대한 주의 차원에서 러시아 국영 미디어의 웹사이트로 연결해주는 링크를 공유하는 트윗에는 라벨을 붙이고 있다.

월트디즈니와 소니 픽처스는 러시아 극장에서 신작 영화 개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워너브라더스는 이번 주 예정됐던 영화 `더 배트맨`의 러시아 개봉을 취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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