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긴축 우려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역시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대와 함께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는데요, 우리 자본시장의 최일선에 서 있는 한국거래소 손병두 이사장을 정경준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최근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 확대와 맞물려 손병두 이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자본시장의 볼륨은 커졌지만 소액주주 등 투자자보호 측면에서는 그다지 성숙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도 토로했습니다.
[인터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최근 상황을 보면)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리스크에 대해 매우 민감해진 투자환경인 것 같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어떤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시장운영을 해 나가겠다는 점,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습니다."
손 이사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크게 달라진 자본시장의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시장활성화 못지 않게 투자자 보호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공매도 문제를 꺼내들었습니다.
언젠가는 정상화돼야 하지만 그 전에 투자자와의 절대적 공감이 필요하며, 특히, MSCI 선진지수 편입 문제에 연연해 강행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터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언젠가는 정상화돼야 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우려사항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시기나 방법을 신중하게 판단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MSCI 선진지수 편입 문제에 연연해서 성급하게 투자자의 우려사항을 무시해 가면서까지 바로 강행하는 것은 썩 맞는 접근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 이사장은 그 연장선상에서 최근 물적분할 후 재상장, 이른바 `쪼개기 상장` 논란과 관련해 상장심사 과정에서 소액주주 보호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상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인터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상장할 때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얼마나 들어서 했는지, 모회사 주주들의 보호방안을 얼마나 강구하고 있는지, 이를 상장심사의 한 포인트로 감안해 심사를 할 것입니다. 전자투표 결과, 주총 결과만 보는게 아니라 정말 소액주주의 불만사항을 제대로 청취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했는지를 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상장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과 함께 출범을 앞둔 새 정부는 주식 양도세 폐지를 비롯해 공매도 운용의 합리적 제도 개선과 물적분할 시 주주 보호대책 강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향후 우리 자본시장 활성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가상화폐 등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적지 않은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도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이와 동시에 한국거래소는 올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칭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도입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가상자산과 코스닥시장 등 자본시장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손병두 이사장은 구체적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어서 보시겠습니다.
<기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가상화폐 등 디지털자산과 관련해 한국거래소가 담당할 수 있는 공적기능이 있다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당국의 법제화 작업이 우선이라고 전제 조건을 달았습니다.
[인터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일단 (정부당국의 결정 및) 법제화가 우선입니다. 제도권안에 들어온 투자자산이라면 당연히 한국거래소가 할일이 많을 것 입니다. 제도권 안의 투자자산으로 편입이 된다면 시장감시와 공시, 청산·결제 등 한국거래소가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증권성이 인정되는 토큰들 이런 것들이 잘 분류되고 법제화가 되면 저희가 바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새 정부는 공약으로 코인 투자 수익에 대한 5천만원까지 비과세하고 디지털자산시장 육성 의지를 밝힌 만큼 향후 한국거래소의 역할이 주목됩니다.
이와 함께 손 이사장은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현재 후속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가칭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대해서도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코스닥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새로운 리그를 만들어 기술주, 성장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을 좀더 역동적인 모습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현재 어떤 기업들이 어떤 기준을 충족하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되는지 등의 분류작업과 이들 기업에 대해 어떤 인센티브를 줄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코스닥은 2부시장이다` 또는 `코스닥시장은 위험하다`는 인식보다는 (코스닥시장을) 기술주, 성장주 중심의 역동적인 시장의 모습으로 가꿔나갈 것입니다."
특히, 해당 기업 선정과 관련해서 일반 기업과 바이오기업에 대한 평가 차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시가총액만 커진 기업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임상의 진행단계라든가, 라이센스아웃의 진행정도 등을 같이 결합해서 심사를 할 생각입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는) 일반 기업을 보는 트랙과 바이오기업을 보는 트랙을 분리해서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손 이사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사태와 맞물려 내부자의 자사주 거래나 지분이동 등을 해당 기업이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업계를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대체거래소 설립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의 시장인프라를 좀더 선진화하는데 자극제가 될 것 같다면서도 동일기능을 하면 동일규제를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하에 공정한 경쟁을 주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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