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떼고 포 뗀 LG전자가 꺼낸 카드는?

방서후 기자

입력 2022-03-24 19:22   수정 2022-03-2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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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시대가 변하면 기업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세계 1위 생활가전업체인 LG전자가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계속해서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방서후 기자. 삼성전자가 메타버스에 진출한다고 하더니 LG전자는 블록체인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단적으로 질문합니다. LG전자 코인, 나오는 겁니까 안 나오는 겁니까?

    <기자>

    당장은 LG전자가 코인거래소를 신설하거나 자체 코인을 발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대신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둘 전망이고요.

    그림을 하나 보시면요. 이게 김환기 화백의 `우주`라는 작품을 NFT로 발행한 거거든요? 그런데 보통 그림은 캔버스에 그리잖아요.

    그러면 NFT 작품은 어디서 보느냐, 바로 이런 올레드 TV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거죠. LG전자는 이처럼 NFT 아트를 전시할 수 있는 TV를 만들고, 나아가 스마트TV를 통해 NFT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까지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최근 암호화폐 발행에 나선 SK스퀘어 사례를 감안하면 LG전자도 언제든지 암호화폐 사업을 개시할 명분은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코인으로 LG전자 TV나 냉장고를 사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거죠?

    <기자>

    LG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LG생활건강의 경우 화장품을 암호화폐로 사게 하고, 구매자에게 캐릭터 NFT도 줍니다. 따라서 아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고요. LG전자도 틈틈이 사업 기반을 쌓아 왔습니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2018년 미국 특허청(USPTO)에 `씽큐 월렛(ThinQ Wallet)`란 이름의 상표를 등록했는데요. 씽큐는 LG전자의 스마트가전 관리 앱입니다.

    이 씽큐 월렛 서비스에 대해 LG전자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설명 외에도 `전화 결제 소프트웨어`,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암호화폐용 디지털 지갑` 등의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지갑, 결제` 라는 단어에서 조금은 감이 잡히시죠?

    LG전자가 올해부터 모든 가전제품을 씽큐 앱 플랫폼과 연동시키기로 한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씽큐 앱 결제나 사용자 인증, 데이터 보호 등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또 다른 사업들을 보죠. 의료기기도 눈에 띕니다. 아무래도 가전에 강한 LG전자니까 의료기기에도 자신이 있다는 거겠죠?

    <기자>

    일단 LG전자의 의료기기 사업은 의료용 모니터와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 외에도 탈모 치료기기, 그리고 올 초 출시한 만성 통증 완화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습니다.

    탈모 치료기기의 경우 매장별로 다르지만 하루에 평균 4대씩 팔리는 곳도 있을 만큼 반응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고요. 따라서 기존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질병예측이나 진단 솔루션 등 새로운 영역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이런 헬스케어 산업이 회사 주요 사업 분야인 가전 또는 전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사용자 정보를 차량 안이나 TV에서 수집한 뒤 사용자에게 알맞는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관에 추가된 사업 목적엔 없지만 로봇사업도 LG전자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잖아요?

    <기자>

    네, 로봇사업 역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취임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전장 사업과 함께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삼는다고 발표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이미 다양한 로봇 회사에 투자를 단행해 기반을 쌓았고, `클로이`라는 로봇 브랜드도 상용화시킨 상황인데요.

    특히 과거 생산라인에 쓰이던 산업용 로봇이 아닌 호텔, 공항, 지하철, 박물관, 병원 등에 쓰이는 서비스 로봇에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역성장 우려가 제기되는 산업용 로봇과 달리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301억달러(약 36조원)에서 연평균 23.3% 성장해 2026년 1,033억달러(약 125조8천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LG전자는 이를 위한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이달 초엔 로봇 과학자 데니스 홍 UCLA 교수를 자문역으로 영입했고요, 지난해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이현철 디렉터를 신임 인공지능연구소장에 앉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LG전자 주가는 이렇다 할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신사업을 추진했다가 성과가 나지 않자 철수하는 흐름이 반복됐기 때문인 것도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LG전자에 대해 투자자들은 어떤 접근을 해야 할까요?

    <기자>

    일단 LG전자에겐 엄청난 캐시카우가 있습니다. 바로 생활가전입니다. 지난해 미국 월풀을 꺾고 세계 1위 자리에 오른데 이어 올해도 프리미엄 가전과 신가전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요.

    LG전자의 속을 썩인 건 아마 전장사업일 겁니다. 스마트폰 사업도 접고 힘을 쏟았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 관련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는데요.

    올해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흑자 전환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듯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들의 실적이 개선된다면 신사업 추진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는 희석될 수 있겠죠.

    특히 로봇사업의 경우 LG전자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대기업들이 줄줄이 뛰어들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로봇을 포함한 5대 메가테크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성장 모멘텀이 확보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LG전자의 주가도 조만간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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