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증시서 2년반새 69조 순매도…"당분간 복귀 어려워"

지수희 기자

입력 2022-06-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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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2년 넘게 국내 증시에서 상장주식을 69조원가량을 순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황이어서 외국인 매도세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의 유동성 회수로 코스피 지수는 작년에 세운 사상 최고치(3,305) 대비 30% 조정을 받은 2,3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내 증시가 2020년부터 최근까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과정에서 외국인은 줄곧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유가증권시장)와 코스닥시장에서 2020년부터 지난 17일까지 2년 5개월여간 68조9천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020년부터 `매도` 기조를 이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았다.

연도별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보면 2020년 24조8천148억원에서 작년 25조7천948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지난 17일까지 18조2천911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의 현금화가 가능한 건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 기간 개인은 168조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처럼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을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주면서 지수는 작년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3월 1,457.64까지 떨어졌다가 개인의 매수와 전 세계 경기 부양에 힘입어 오름세로 전환해 작년 7월 3,305.2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2020년 3월 428.35에서 작년에 닷컴버블 이후 20년 만에 1,0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증시가 올해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지난 17일 장중 코스피는 2,396.47까지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는 780선까지 내려갔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화 약세 속에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자금이 더 빠져나가 미국으로 흡수될 것"이라며 "금리 역전 폭이 벌어지면 위험은 더 커져 연내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달에 이어 7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연 1.5∼1.75%에서 연말에는 3.25∼3.5%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상 중간값은 3.4%로 높아졌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현재 연 1.75%로 미국과 격차는 0.00∼0.25%포인트로 사실상 같아졌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금리가 낮은 엔화나 달러를 국내에 들여와 금리차익을 내는 캐리트레이딩(금리 차를 이용한 투자)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미국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연말까지 네 차례(7·8·10·11월)의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 중 한번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인의 매수 복귀가 어려워지면 코스피의 상승 추세 전환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17일 장중 2,400을 밑돈 코스피는 저점을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장기화하고 연준의 정책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면 지수 하단이 낮아지는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 2,400대가 깨지면 다음 지지선은 2,280 정도로 본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2,330으로 제시한 유진투자증권은 "주가가 더 하락하면 전망치를 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황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코스피는 작년 고점 대비 30% 떨어진 2,300 정도까지 저점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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