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온다…애플 살까, LG이노텍 살까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9-08 13:17   수정 2022-09-0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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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애플의 신작 아이폰14가 오늘 새벽 공개됐습니다. 전작에 비해 카메라 성능을 대폭 늘리고, 노치를 없애는 등 성능 면에서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관련해서 양현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시장 반응이 좀 어떻습니까?

    <기자> 시장 반응은 뜨겁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동결` 때문입니다.

    아이폰14가 공개되기 전, 100달러가량 인상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전작과 동일한 가격으로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다만 환율효과로 북미지역을 제외하곤 20%가량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일단 가격동결도 쉽지 않은 결정인 만큼, 많이 팔겠다고 제대로 각을 세운 모습입니다.

    이번 신작은 기존 미니제품을 없애고, 플러스 모델을 더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간에도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상위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 성능이 대폭 개선됐는데, 신형 A16바이오닉칩이 탑재됐습니다. 애플은 A16을 스마트폰 사상 가장 빠른 칩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죠. 또한 프로모델에 한해 아이폰 최초로 4,800만 화소를 제공하고, 노치 디자인도 없앴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상위모델의 인기가 좀 더 높아질 것 같네요.

    <기자> 가격은 동결했지만, 성능이 대폭 개선됐으니 수요심리를 자극할 수밖에 없는 건데요. 아이폰의 경우 상위모델을 선택하는 비율이 계속해서 늘어왔습니다. 전작 아이폰13의 경우 절반 이상이 상위모델을 샀는데요.

    아이폰14에서는 이 같은 기조가 훨씬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를 제대로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애플도 출시 이전부터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아이폰14의 경우 초도물량 9,300만대로 전작 대비 15% 늘었습니다. 많이 팔릴 거라고 예상한 거죠.

    <앵커> 또 한 번의 흥행이 예상되는데, 자연히 아이폰14를 구성하는 부품들도 반사이익을 보겠죠. 그런데, 이런 의문이 남습니다. 과연 애플 주식을 사는 게 나을까, 관련 부품주를 사는 게 나을까라는 겁니다. 어떻게 봅니까?

    <기자> 애플의 주가는 신제품 발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사례들을 살펴봐도 신작 발표 이후 애플 주가가 급등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발표 전 이미 신제품 기대로 거래가 많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이폰14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부품업체들입니다. 카메라, 디스플레이,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이죠.

    부품주의 경우 아이폰이 생각보다 부진한 성적을 띄더라도, 영향이 덜합니다. 그런 점에서 가장 먼저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이 눈에 띕니다.

    <앵커> 물량이 줄어도 영향이 없다라. 왜 그런 걸까요?

    <기자> 앞서 아이폰14 시리즈 상위모델 스펙을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해 드렸는데요. 화소 수를 4배가량 늘린 거죠. 카메라 스펙을 대폭 상향하면서, LG이노텍이 전작에 대비 훨씬 비싼 카메라모듈을 판매하게 된 겁니다.

    여기에 LG이노텍은 애플 내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수익성 높은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아이폰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LG이노텍 실적은 나쁘지 않으리라고 전망됩니다.

    애플이 자신하는 만큼, 잘 팔리면 이전보다 더 큰 폭으로 실적이 좋아지겠죠.

    실제 이노텍 내부에서도 수요둔화 우려보다 아이폰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습니다. 보통 하반기에 출시되는 새 아이폰을 위해 상반기에 재고를 늘려 놓는데요.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재고자산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30%나 늘었습니다. 많이 팔릴 것을 대비해 제품을 쌓아 놓은 것입니다.

    <앵커> 다음은 디스플레이 사업인데요. 어떤 기업이 수혜를 입을까요?

    <기자> 아이폰14가 많이 팔리면 디스플레이도 그만큼 생산량이 많아지게 됩니다. 시장은 애플이 이번 아이폰14용 OLED패널을 1억 200만 대 사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이폰의 OLED 패널 주요 공급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인데요. 이번 신작에서는 전작 아이폰13보다 9%포인트 늘어난 82%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상장사가 아니다 보니, 협력업체 비에이치가 주목받는 중입니다. 비에이치는 유연성을 가진 전기회로기판 FPCB를 생산하는 업체로,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아이폰14에 공급됩니다.

    최근 라이벌인 삼성전기가 연성회로기판 사업에 철수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내 애플향 연성회로기판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사실상 독점적 지위인 거죠. 여기에 애플뿐만 아니라 갤럭시 신작에도 들어가기에 일거양득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반도체 시장을 살펴볼 텐데요. 반도체 업황 요즘 좋지 않은데, 반사이익을 본다고요?

    <기자> 이번 아이폰14의 경우 D램 성능을 높였습니다. 전작엔 4GB D램을 사용했는데, 이번 신작엔 모든 모델에 6GB를 사용합니다.

    여기에 프로시리즈에는 전작 대비 비싼 LPDDR5를 장착하죠.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이폰14에 D램을 제공합니다.

    최근 D램 사업 수요 위축이 심화되고 있어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데, 아이폰14 판매가 좋을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협상력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워낙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전망이 좋다기보다는 영하 30도에서 영하 25도 개선된 수준으로 보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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