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시진핑 3연임 등 영향
11월 아세안·중·미 협력방안 발표 관측
<앵커>
한국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을 넘어 인도 태평양 지역으로 대외협력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 이른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입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때 대통령실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해 올해 안에 발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올해는 발표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내용 취재한 대통령실 출입하는 문성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먼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이 무엇이고 왜 중요합니까.
<기자>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경제·안보 차원에서 어떻게 협력하겠다는 일종의 로드맵입니다 .
인도태평양은 그동안 미국의 아시아 전략, 또는 중국 견제용 전략으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안보 공동 협력체 의미로 해석됩니다.
미국과 일본, 호주는 물론 유럽도 인도태평양 지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배터리, 반도체, 식량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음에도 사실상 논의가 거의 없었습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한다는 발표가 주목받았던 것도 이같은 배경에 섭니다.
<앵커>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복수의 대통령실 및 정부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대외 변수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앵커>
전략 수립에 영향을 주는 대외 변수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가장 대표적인 변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입니다.
지난 2월 시작됐는데 여전히 전쟁 중입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공급망, 식량 위기가 상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전략 수립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전쟁 이후 배터리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핵심 광물은 물론 밀 등 식량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주기도 했죠.
<앵커>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거의 확정지은 것도 중요한 부분이겠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20차 당대회를 거치며 새로운 외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중 갈등이 앞으로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 한중 협력을 추진하는 게
자칫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을 택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주의해야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중국은 우리 최대 교역국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캐나다와 칠레 등 우리나라와 핵심 광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먼저 한-캐나다 정상회담 통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캐나다 역시 현재 인도태평양 전략 수립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한국과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관측됩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이 지난 14일 한국을 방문해서 박진 외교부장관을 만났는데요.
이후 멜라니 장관은 트위터에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공유된 우선순위를 진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멜라니 장관은 대통령실을 방문해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수립의 `키맨`인 김성한 안보실장과 비공식 만남을 갖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칠레를 찾아 리튬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 역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현재까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의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외교부 북미과에서 내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관련 부처와 협의해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는 중입니다.
외부 전문가 의견을 구하는 것도 최소화할 정도로 보안에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어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당초 이때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여러 변수로 인해 발표가 내년으로 미뤄지는 것이 유력해지면서
아세안과 미국, 중국 대외협력 방안만 이때 내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외교부에서 내부적으로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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