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원장 "우리도 유럽식 IRA로 대응해야"

입력 2022-12-1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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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수장이 내년 시행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겨냥해 `유럽식 IRA`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유럽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는 값싼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할 수 없으며 유럽의 산업모델을 청정·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바꿀 때라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미국 IRA를 원인 중 하나로 콕 집어 지목했다.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27개 회원국 정상들의 모임인 EU 이사회(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소위 `바이 아메리칸`(Buy Amercian) 기조와 차별적 각종 세금감면 혜택, 북미산 생산품에 대한 보조금 혜택 등 세 가지를 조목조목 언급하며 "IRA가 불공정 경쟁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유럽식 IRA로 답해야 한다"며 유럽의 청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 근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IRA로) 우려가 되는 분야에 대한 투자 보조와 세금 감면이 더 쉽고 신속히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보조금 지급 규정을 단순·신속하게 할 새로운 계획을 내달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일부 청정 분야 투자에 대해서는 회원국들이 제3국과 보조금을 매칭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EU에 계속 투자하고, 또 EU에 계속 남아 투자하는 동기를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린 산업으로의 전환을 지속하기 위한 구조적 해결책을 위한 방안으로 지난 9월 연례 시정연설에서 예고한 바 있는 `유럽주권펀드(European Sovereignty Fund)` 조성 추진 의사도 재확인했다.

유럽주권펀드는 미래 유럽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기금으로, 내년 여름께 발표될 예정인 EU 집행위의 다년도 지출예산안(MMF)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U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시장을 앞세워 미국을 상대로 본격적인 `보조금 경쟁`에 나선다면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내년 미국 IRA 시행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양측 간 협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거듭 압박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 행정부와 IRA의 `가장 우려스러운 측면`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청정 기술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를 사례로 들며 "현재 가장 시급한 핵심 원자재 일부는 한 국가, 중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는 이 전략적 취약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공유하며,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자 동맹과 무역 전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민주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기 위해 더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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