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찰풍선에 美 기밀 털렸나..."통신 감청 가능성"

입력 2023-02-10 16:21   수정 2023-02-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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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찰풍선으로 의심되는 비행체가 미국 영공에서 격추되고 여기에 실렸던 장비가 일부 식별되면서, 미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수집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9일(현지시간) 백브리핑을 통해 지난 4일 미국 동부 해상에서 격추된 풍선에 통신정보 수집이 가능한 다중 안테나가 탑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미군 U-2 정찰기가 주변을 비행하며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명백히 정보 정찰용으로 보이는 안테나가 풍선에 실려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의 안테나와 함께 다중 능동 정보수집 센서를 가동하는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기에 충분히 큰 태양광 전지판도 장착돼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 같은 장치를 근거로 들어 해당 비행체가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라는 중국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밖에 어떤 장비가 풍선에 설치돼 있었을지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미군은 격추된 풍선 잔해가 떨어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바다에서 일부 잔해를 건져 올렸지만, 감시장비 등 전자기기 대부분이 부착돼 있을 하부 구조물은 아직 인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달 28일 알래스카주에 속한 베링해 알류샨 열도 상공에서 처음 포착된 이후 이달 4일 격추되기까지 해당 비행체가 어떤 정보를 수집했을지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공화당은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곳곳의 민감시설 상공을 비행하는데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격추를 미루며 늑장 대응을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알류샨 열도에서 처음 포착됐을 때 일찌감치 쏘아 떨어뜨려야 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문제의 비행체는 이달 1일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지상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을 지난 것을 시작으로 주요 군사시설이 위치한 지역을 다수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 만큼 향후 인양될 풍선의 하부구조물에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중국 본토로 보낸 정황이 파악될 경우 2024년 미 대선에 출마해 재선에 도전할 준비를 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다만, 미 국방 당국자들은 해당 비행체가 민감한 정보를 수집할 수 없도록 사전 조처를 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미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팀 히스 선임 연구원은 중국 풍선이 상공을 지나는 위성을 통해 중국 본토와 교신할 수 없도록 미군이 전파방해를 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인공위성을 통한 해외정보 수집을 보완할 목적으로 정찰풍선을 띄웠을 수 있다면서 "인공위성은 매우 유용하지만, 필요한 곳이 많아서 모든 곳에 사용될 수 없다. 반면 풍선은 싸고 매우 가성비가 좋아서 여기저기에 다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 지점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더 선명한 사진을 찍거나, 인공위성으로는 잡아낼 수 없는 전파 신호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은 정찰풍선만이 지닌 장점이다.

이번에 격추된 풍선에 정보정찰용으로 보이는 안테나가 실려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집한 전파 신호로 주요 군사시설 주변의 레이더망 배치 상황을 파악하거나 통신을 감청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더힐은 중국 풍선에 실린 감시장비와 관련한 세부사항이 며칠 내에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 정부가 풍선을 날린 주체로 지목된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 기관에 대한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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