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의 미성년 딸 두 명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한 60대 남성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그는 "친딸의 결혼식이 있다"며 선고 기일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지검은 24일 제주지법 형사2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모(62)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는 2021년 1월께 A씨 집에서 음란물을 시청한 후 당시 13세에 불과했던 A씨의 또 다른 딸 C양을 추행하거나 유사성행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그는 지난 4월 7일과 29일에 동거녀 A씨 딸 B(16)양을 성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 범행은 모두 A씨가 집에 없을 때 이뤄졌으며, 범행 전 알약으로 된 수면제를 가루로 만들어 음료수나 유산균에 섞어 피해자들에게 먹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 오빠에게도 수면제를 넣은 음료 등을 먹게 해 잠재우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성범죄를 당한 것 같다"는 B양 말에 어머니 A씨가 집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면서 김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딸은 범행을 당했음을 알고도 '엄마가 잘못될까 두렵다'는 이유로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참았다고 한다"며 "정말 엄마가 돼 죽고 싶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했다.
그러면서 "내 딸은 잘못한 것도 없는 데 왜 고통을 감당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가족이 느낀 만큼 김씨가 지옥에 가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들에 사과하면서도 재판부에 다음 달 예정된 친딸 결혼식이 끝나고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9월 중순께 김씨 딸 결혼식이 있다"며 "김씨 가족까지 이 사건으로 고통을 받거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선고 기일을 이 날짜 이후로 지정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선처를 구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10월 19일 오전 10시께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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