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항암제 전달 과정 구현 가능한 '3차원 생체칩 개발'

김수진 기자

입력 2023-10-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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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체내 항암제 전달 과정을 구현할 수 있는 3차원 생체칩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생체칩을 사용하면 암세포와 혈관세포의 배양 시기와 위치 조절이 가능한데, 이를 통해 환자별로 최적의 항암제 효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개발은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전성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 성과다.

생체칩은 투명한 실리콘재질로 만든 USB 크기의 작은 실험 공간이다. 세포외기질, 세포 등을 칩 내부에 배양해 실제 인체 조직과 유사한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생체칩을 사용하면 항암제 효능이 어느정도 될 지 예측할 수 있는데, 그동안은 효능평가를 위해 2차원 생체칩을 이용했다. 그러나 2차원 생체칩은 혈관세포 없이 암세포만 배양했고, 샘플회수를 위해서는 칩을 파괴해야 하는 등 결과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상철·전성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생체칩(상부개방형)은 암세포와 혈관세포를 3차원으로 공동배양 할 수 있다. 약물과 영양소가 혈관을 통해 전달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어, 체내에서 항암제가 전달되는 과정을 재현해냈고, 암·혈관세포 배양 시작시기와 배양 위치조절도 가능하다. 샘플회수와 분석도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항암제 내성을 가진 암세포와 기존 암세포에 대한 항암제 효능을 분석했고, 그 결과 혈관이 항암제를 전달하는 첫 매개체로 항암제 효능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혈관세포는 항암제 효능을 낮추는 요인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새로운 생체칩으로 확인한 결과, 혈관세포가 암 조직에 도달해야 하는 항암제의 양을 감소시키고, 항암제 내성을 가진 암조직에서는 혈관세포가 더욱 항암제 효능을 떨어뜨렸다는 설명이다.

전성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칩을 이용한 암 환경을 실제 체내 환경과 유사하게 3차원으로 구현하고 암세포와 혈관을 함께 배양하여 혈관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약물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철 교수는 “그동안은 항암제 내성과 약물저항에 혈관세포의 영향에 대해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제 효능평가에서 혈관세포의 역할에 대한 고려가 필요함이 밝혀졌다”며 “이번에 개발한 혈관이 포함된 3차원 생체칩은 암종별 항암제 효능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어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을 세우는데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 저널인 ‘Biofabrication’(피인용지수 9.0)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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